김대중(DJ) 전 대통령이 3일 "목숨을 바쳐온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억울하고 분하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한 신간 추천사에서 "어떻게 만든 민주주의냐"며 이같이 토로했다. 김 전 대통령은 "독재정권ㆍ보수정권 50여년 끝에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10년 동안 이제 좀 민주주의를 해보려고 했는데 어느새 되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행동하는 양심이 돼야 이길 수 있고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를 살려낼 수 있다"며 "그 길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바르게 투표하고 민주주의를 하지 않는 정부는 지지 못한다고 하는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행동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에 "내 몸의 반이 무너진 것 같다"고 한 데 대해 "민주주의가 다시 위기에 처해지는 상황을 보고 우리 둘이 나서야 할 때가 머지않아 있을 것이라 생각하던 차에 돌아가셔서 그렇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우리가 깨어 있으면 노 전 대통령은 죽어서도 죽지 않고 그 한과 억울함을 푸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죽음은 허망한 것으로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비록 몸은 건강하지 못하지만 마지막 날까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할 일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지난 노 전 대통령 국민장 때 추도사가 무산된 데 대해서도 일갈했다. 김 전 대통령은 "어이없기도 하고 그런 일을 하는 정부에 연민의 정을 느꼈다"며 "이 추천사로 추도사를 대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