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실세 등 현 정권 인사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고 주장한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3일 증빙자료를 들고 검찰에 다시 출석함에 따라 수사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이 회장은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사용한 법인카드 사용명세서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렌터카 비용을 대납한 자료를 검찰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차장에 대해서는 일본에서 접대했다는 일본법인 지사장의 연락처와 술집 연락처를 검찰에 내겠다고 밝혔다.
작은 캐리어를 들고 나타난 이 회장은 이 밖에도 SLS그룹에 대한 불법사찰•기획수사 등의 비공개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 회장은 재소환 심경에 대해 "참을성과 인내심의 끝에는 진실이 있고 진실의 끝에는 대변화와 개혁이 있다고 생각한다. 검찰 조사를 많이 받아봤기 때문에 진실 그대로만 말하겠다"고 밝힌 뒤 조사실로 이동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심재돈 부장검사)는 정권실세 스폰서 의혹과 SLS 기획수사 의혹과 더불어 이 회장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박 전 차장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및 임재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 등은 이 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에게 10년 가까이 10억원이 넘는 금품을 지원했으며 신 전 차관이 곽 위원장, 임 비서관 등에게 줄 상품권을 요구해 지난 2008년 추석과 2009년 설에 총 5,0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전달했다고 폭로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박 전 차장의 일본 출장 당시 일본 법인을 통해 500여만원의 향응을 제공했고 SLS그룹이 워크아웃 위기에 처하자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권재진 법무부 장관에게 구명청탁을 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