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레저업체인 스타크 인터내셔날이 제주도에 2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함에 따라 한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은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북핵문제 등 지정학적인 위험요인을 거론하며 한국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관점으로 보고 있는 국제투자회사들이 한국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에 따라 당연히 한국의 국가신인도나 신용평가 등에도 긍정적인 지렛대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다음달로 예정된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방문시 미국기업의 대한투자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경제는 심리`라는 점에서 외국인의 한국투자분위기가 조성된다면 경기회복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국인투자 급감속 `단비`=지난 1분기 외국인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전년동기대비 50% 가까이 줄었다. 이라크전쟁과 북핵문제 등이 겹치면서 11억800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작년 1분기에 견줘 무려 10억4,100만달러나 줄어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크 인터내셔널의 초대형 투자결정은 침체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사스` 여파로 아시아 전역의 물류 위축이 심각한 시기에 터진 재료여서 대외적인 광고효과도 상당할 전망이다. 현재 동북아 국가 가운데 한국은 사스(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으로부터 안전한 나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제주도가 다른 국제 휴양지에 뒤지지 않는 종합적인 레저시설을 갖추면 일본, 홍콩 등지로부터 관광객이 크게 몰려 만성적인 여행수지 적자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자부 관계자는 “현재 스타크는 제주 중문단지에 카지노, 골프코스, 테마공원 등을 단계적으로 건설해 종합 레저타운을 세울 방침”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일본 등 인접국으로부터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투자 줄줄이 대기=스타크 인터내셔널이 추진중인 제주도 투자건은 20억달러. 이는 지금까지 외국인직접투자 사상최대였던 지난 99년 네덜란드 필립스사의 LG필립스LCD사에 대한 16억달러를 넘는 규모다. 스타크의 제주도 투자 효과는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계획의 핵심인 영종도와 무의도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종도와 무의도 일대에 약 54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계획중인 미국계자본 등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나 영종도 일대는 중국과 일본, 타이완 등 아시아권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지리적 잇점이 있어 외국인의 추가 투자도 예상된다. 노무현 대통령도 미국 방문기간 중에 인텔의 크레이그 배럿 회장과 만나 아시아지역에 세우려는 10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공장을 한국에 유치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계획으로 성과를 거둘 경우 한국에 대한 대형 외국인투자가 줄 이을 것으로 보인다.
◇규제완화로 투자, 더욱 촉진해야=정부는 각종 규제장벽을 낮춰 외국인투자를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는 그 동안 성역으로 여겨지던 수도권규제완화와 환경규제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노사관계다. 지난 3월 청와대에서 열린 외자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원만한 노사관계를 강력히 주문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도록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외국인에 대한 소득세율 인하도 투자유인을 위해 개선해야 할 대목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우리의 경우 연간 소득이 8,000만원을 넘을 경우 37%의 소득세를 물어야 한다. 황중하 KOTRA 투자유치팀장은 “외국기업 임원들의 경우 대개 연봉이 1억원을 넘는다”면서 “이들의 가장 큰 불만 가운데 하나가 높은 소득세 부담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소득세율을 낮춰주거나 면세점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외국인투자는 경제환경이나 시장전망에 대한 종합적인 척도 역할을 한다”면서 “노사문제, 세제 등에 걸쳐 보다 나은 투자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