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데스크 칼럼] IT산업 혁명기에 살아남기


정보통신(IT)업계는 지금 말 그대로 혁명기다.
노키아ㆍ모토로라ㆍ마이크로소프트(MS) 등 '해가 지지 않을 것 같던' 전통의 IT 강호들이 줄줄이 몰락하거나 침체를 겪고 있다. 노키아의 몰락은 충격적이다. 지난 2008~2008년 40%대를 넘나들던 노키아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이제 20%대로 추락하고 있다. 드디어 무디스는 27일 노키아의 신용등급을 A3에서 Baa2로 2단계 강등했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정크 등급이다. 앱스토어 앞세운 '애플' 대성공 윈도우 운영체제로 세계를 제패했던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데스크톱에 집중한 나머지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를 경시하다 흔들리고 있다. 그 핵심은 애플의 부상이다. 2008년 아이폰으로 시작된 스마트폰 혁명은 글로벌 IT 지도를 바꿔 놓았다. 애플 경쟁력의 핵심은 '애플 생태계'다. 아이폰ㆍ아이패드ㆍ아이맥ㆍ맥북 등 하드웨어와 iOS소프트웨어, 그리고 앱스토어라는 마켓 플레이스와 그곳에 담긴 콘텐츠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상호 유기적으로 통일돼 있어 소비자는 '애플 생태계'내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기기를 통해 다운받아 활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기본 시각 역시 다르다. 애플 아이폰은 애플 생태계의 콘텐츠를 담는 그릇(컴퓨터) 기능이 우선이다. 전화 기능은 부차적이다. 즉 앱이나 앱스토어라는 콘텐츠와 마켓 플레이스를 구상한 뒤 이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손 안의 컴퓨터로 아이폰을 개발한 뒤 여기에 전화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애플이 휴대폰 회사가 아니라 컴퓨터 회사로 출발했다는 점은 이런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반면 삼성이나 노키아의 스마트폰은 전화 기능이 우선이고 여기에 컴퓨터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 IT 기업들은 기본이 제조업이다. 우수한 단말기 생산이 우선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핵심은 단말기가 아니라 그 안에 무엇을 담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사람들은 내가 무슨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가가 아니라 그 스마트폰이 내게 어떤 즐거움과 도움을 줄 수 있는가 하는 점을 앞으로 더 중시하게 된다. 콘텐츠 경쟁력이 핵심이라는 얘기다. 그런 면에서 최근 아마존의 부상은 시사적이다. 1990년대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해 지금은 종합 쇼핑몰로 변신한 아마존은 이제 자신들이 보유한 방대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아마존 태블릿PC 등 단말기 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은 책 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음악ㆍ동영상을 판매하고 있고 3월부터는 자체 앱스토어까지 개설했다. 아마존 앱스토어는 개설 후 불과 5개월 만에 1만개가 넘는 앱을 보유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검색 시장의 최강자 구글 역시 개방형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방대한 콘텐츠를 모으며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 우리만의 콘텐츠 개발 절실 전문가들은 당장 우리 IT기업들이 이들처럼 글로벌 콘텐츠 시장을 장악해 나갈 수는 없지만 우리만의 콘텐츠, 소프트웨어(SW) 개발에 적극 나서는 길이 생존의 방법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삼성의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바다'는 의미가 있다. 당장 바다가 애플의 iOS나 안드로이드처럼 커지지는 않겠지만 우리만의 소프트웨어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것은 상징적이다. '바다'는 또한 우리가 안드로이드ㆍ윈도 7 등 개방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더라 라는 의미가 있다. 우리만의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갖고 있다는 것은 비록 우리가 다른 개방형 운영체제를 사용하더라도 유사시 이들과 협상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는 작업도 시급하다. 최근 '한류 확산' 등을 적극 활용해 한류 종합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우리의 스마트 제품에 담는 방식 등이다. 다양한 국내 IT 업체들끼리의 연대도 시급하다. 단말기 제조사는 제조사대로, 포털은 포털대로, 콘텐츠는 콘텐츠대로 따로 놀던 국내 업계의 상황을 바꿔 다양한 연대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 우리만의 IT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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