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과3사 중서 구미와 한판/외국업체 대응 합종연형 촉각

◎롯데 북경,해태 광동,동양 랑방에 공장/TV광고·제품설명회 등 시장공략 본격화인구 12억의 거대한 중국 제과시장을 놓고 국내 제과업체간 「중원 삼국지」가 펼쳐지게 됐다. 롯데제과와 해태제과에 이어 동양제과도 최근 중국에 설립한 제과공장의 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크라운제과를 제외한 국내 3대 제과업체가 중국시장 쟁탈을 위한 장외대결에 돌입했다. 동양제과는 북경 인근 랑방지역에 연산 1백60억원규모의 초코파이공장을 준공, 현지 생산에 나섰다. 이에 앞서 롯데제과는 북경시 북경경제기술개발구에 공장을 세우고 지난 95년 11월부터 초코파이와 크림케이크 등을 생산중이며 해태제과도 광동성 불산시에 연산 2천5백톤규모의 껌공장을 세워 지난해 3월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이처럼 국내 제과업체들이 중국에서의 직접 생산, 판매에 뛰어든 것은 이제 시장형성기에 접어들어 성장잠재력이 그만큼 큰데다 장기적으로는 수출보다 현지 직접투자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즉 제과업체가 아무리 유명하더라도 그 회사에서 생산하는 제품보다 더 유명할 수는 없다는 것. 해외에서 「오리온 초코파이」가 동양제과보다 널리 알려졌으며 「M&M’s」초콜릿이 Mars사보다 더 유명한 것과 마찬가지다. 또 중국 제과시장은 지난 86년 미국 나비스코사가 제1호 합작공장을 세운 것을 시발로 내로라하는 외국업체들이 상륙, 유명 과자제품의 각축장으로 변했는데 이에 동승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탈락할 것이라는 위기감도 작용했다. 국내업체들은 현지 마케팅활동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동양은 국내에서 1천2백원인 「오리온 초코파이」 한 박스(12개입)가 중국에서는 2천3백원에도 불티나게 팔리는 등 인기몰이를 함에 따라 현지 생산품목을 케이크, 비스킷, 껌 등으로 다양화할 예정이다. 동양은 시장상황에 맞춰 현재 1개인 초코파이 라인을 3개로 확충하고 조만간 상해에도 초코파이공장을 건설, 중국을 남북으로 나눠 공략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롯데는 93년부터 국내 기업 최초로 현지 TV광고를 실시하고 곳곳에 대형 옥외광고탑을 설치, 탄탄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 롯데껌은 중국내에서 세계 1위 껌업체인 리글리사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롯데껌 도매상들이 자체적으로 단오절에 롯데배 조정대회 또는 경마대회를 개최할 정도다. 롯데는 현지생산과 함께 수출을 통한 중국시장 개척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한해동안 중국에 6천만달러 어치의 과자를 수출했는데 이중 껌이 3분의2를 차지했다. 이같은 껌 수출액은 중국인구의 절반이 롯데껌 한 통씩을 씹을수 있는 물량이다. 「카페커피껌」과 「스파우트」, 「렛츠고」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해태도 「해태 박하껌」에 이어 「해태껌」(바나나, 딸기, 레몬, 오렌지맛)을 생산중이며 앞으로 무설탕껌 「덴티큐」도 내놓을 방침이다. 판매량이 급증, 공장가동시간을 당초 하루 8시간에서 현재는 10시간으로 늘렸다. 다음달부터는 하루 16시간(2교대)으로 대폭 확대한다. 해태는 지난달 심양시에서 신규거래선 확보를 위해 제품설명회를 여는 등 영업망 확충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연변·길림성 등지에 비스킷, 초콜릿 공장을 세우는 방안도 모색중이다. 롯데와 동양·해태제과는 아직 중국 제과시장을 장악한 업체가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투자전략이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리적 이점에다 시장동향을 정확하게 포착, 적절히 대응한다면 대형 외국업체와의 싸움에서도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저마다 판로개척과 신규공장 설립에 박차를 가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제과시장을 둘러싼 국내업체간 3파전이 앞으로 어떤 형국으로 전개될 지, 또 외국업체에 맞서 지금처럼 각개약진할 것이냐, 아니면 국내업체끼리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이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북경=문병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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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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