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이하 태극소녀들이 이룬 ‘기적’에 마냥 들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2010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제 여자축구의 뿌리를 강화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교 체육의 활성화는 시급한 당면 과제다. 8월말 현재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된 실업팀 7개를 비롯해 초등학교 18개, 중학교 17개, 고등학교 16개, 대학교 6개, 유소년 클럽 1개 등 여자축구 팀은 모두 65개 팀에 불과하고 등록선수도 1,450명이다. 고교생 수는 고작 345명이다. 이번 U-17 여자월드컵 결승 상대였던 일본만 해도 여자축구 등록선수가 3만6,000여명이다.
초등학교 여자축구팀은 지난해보다 4개가 줄었다. 열악해지는 상황 속에 김복만 울산교육감은 27일 2007년 해체된 울산 서부초등학교 여자축구팀의 재창단 계획을 밝혀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학원팀 창단의 현실적 한계를 감안해 클럽팀 활성화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기도 하다. 일본과 유럽은 실업 축구팀이 12세 이하 팀을 의무적으로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학업을 병행하면서 전문 코치진의 지도를 받으며 기량을 키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초등부 저학년 경기에 여자 선수를 일부 포함하도록 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최인철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은 “여자 선수들이 유소년 때 남자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 신체 밸런스나 기술이 많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만 경기장을 찾는 정도인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 제고도 숙제다. 28일 창원시가 FIFA 주관 국제여자축구대회 유치를 적극 검토하기로 한 것 등은 고무적인 일이다. 이밖에 여자축구 지도자 양성, 축구와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 등도 숙제로 남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