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새영화] 다큐멘터리 '길'


전문 산악인들에게 히말라야 산맥의 에베레스트는 일생 중 한번은 반드시 오르고 싶은 곳이다. 생사(生死)의 엇갈림 속에 비극적인 죽음을 맞기도 하지만 그들은 꿈꾸기를 접지 않는다. 등반가들은 8,000미터를 오른다는 것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지우는 일이기도 하고 다리를 놓는 일이라고 말한다. 어떤 이들은 무모하다고 손사래를 치지만 삶이란 본시 예약된 죽음의 다른 형태라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에베레스트 등반을 다룬 다큐멘터리 ‘길’은 죽음을 살아내고자 한 사람들에 대한 가슴 뭉클한 영화다. 지난해 5월.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던 한국 원정대의 오희준ㆍ이현조 대원이 해발 7,700m 부근에서 눈사태에 파묻혀 숨졌다. 지난해는 1977년 한국이 에베레스트 정상에 처음으로 깃발을 꼽은 지 30년이 되던 해였다. 원정대는 오르기 어렵다는 에베레스트 남서벽에 ‘대한민국 루트(길)’를 개척해 선배들의 업적을 기념하려 했다. 숨진 산악인들은 다른 8명 가량의 대원들과 60일 동안 고락을 같이 한 끝에 정상 등정을 눈앞에 뒀다가 변을 당한 것. 시신은 겨우 수습됐지만 원정은 중단됐고 동료 산악인들은 비탄에 빠졌다. 다큐멘터리 ‘길’은 산악인 박영석씨가 이끄는 원정대의 에베레스트 도전기를 담고 있다. 30주년을 기념한 도전인 만큼 이들의 원정에는 1977년 당시의 선배 산악인들이 초반 베이스캠프까지 함께 갔다. 영화 ‘무사’의 조감독 출신인 김석우 감독은 원래 후배 원정대 보다는 선배 산악인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출 생각이었다. 하지만 감독은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자 다큐멘터리의 내용 전반을 수정해 후배 원정대 중심으로 이야기 틀을 바꿨다. 생과 사를 가르는 험난한 등산대의 원정과 대원들의 죽음은 보는 이를 안타깝게 한다. 대자연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를 느끼게 한다. 영화는 멀티플렉스 CGV의 예술ㆍ독립 영화 전용관인 ‘무비꼴라쥬’의 전국 5개 스크린을 포함, 모두 10개 스크린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6일 개봉 전체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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