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갈수록 커지는 경고음…"내년 '수출쇼크' 온다"

정부마저 우려 표명…일부선 마이너스 증가율 전망도<br>업계 "반도체·LCD등 내년 상반기 최악의 빙하기 될것"


수출에 대한 경고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내년 수출에 대해 다소 희망적으로 전망하던 기관마저 증가율을 대폭 낮추는가 하면 정부 역시 11월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더욱이 시간이 지날수록 수출 전망치에 대한 잿빛이 진해지고 있어 내년 ‘수출쇼크’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여러 전문기관들의 분석이다. ◇정부마저…“수출 매우 어려워질 것”=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27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13개 경제연구기관장이 참여한 ‘국내외 실물경제ㆍ무역동향 점검 전망회의’에서 “바이어들의 잇따른 주문취소가 발생하고 있어 앞으로 수출경기가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특히 “수출이 우리 경제를 끌고 온 동력인데 11월 들어 해외수요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면서 수출증가율 감소세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11월 들어 1~20일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가깝게 수직 하강한 상태다. 이 장관은 또 “우리나라의 10월 수출증가율은 플러스가 났지만 일본은 -7.7%, 대만 -8.3%, 싱가포르 -5.9%, 인도 -15% 등 10월부터 수출증가세가 급감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수출까지 냉각하는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내놓았다. ◇비상등 켜진 주력 수출 품목=수출전선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음은 주력 수출 품목들의 현장 생산 현황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당장 자동차 감산의 여파가 대형 타이어 업체들로 이어진 상황.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는 내년 상반기가 최악의 ‘빙하기(ice age)’가 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조차 인정할 정도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적자 가능성도 고조되고 있다. 조선도 마찬가지다. 조선 업계에 따르면 주문을 했던 곳들이 금융위기의 여파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선수금을 떼이면서까지 계약을 파기하기 시작했다. 중소 조선업체들은 물론 대형 조선업체에까지 위기의 기운이 느껴질 정도다. ◇내년 수출, 마이너스 증가율 전망도=현장에서의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연구기관들이 내놓는 내년 수출 전망은 정말 좋지 않다. 한국경제연구원만이 내년 수출증가율이 12.8%에 이를 것으로 볼 뿐 대체로 4% 안팎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심지어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에 머물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올 정도다. SK경영연구소는 이날 밝힌 내년도 경제 전망에서 수출이 올해보다 2.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내년 경제전망치를 내놓은 기관 중 유일한 마이너스 성장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수출 전망치를 대폭 낮추는 것으로 수정했다. 수출증가율은 기존 8.3%에서 3.2%로 대폭 낮췄고 수입증가율 역시 6.5%에서 0%로 내렸다. 산업연구원도 내년 수출이 4.7% 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오상봉 산업연구원 원장은 “수출은 국내외 경기둔화에 따라 4.7% 증가에 그쳐 올해보다 증가율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면서 “수출액도 4,568억달러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치는 정부가 내년 목표치로 내세운 5,000억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내수가 살아나기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수출증가가 4% 안팎에 머물 경우 경제성장률 자체가 2%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지난 수년 동안 수출에 의해 근근이 ‘외끌이 성장’을 해온 우리나라로서는 유일한 날개 하나마저 잃어버릴 수 있다는 얘기다. 오 원장은 “수출금융을 통한 유동성 지원과 시장 차별화를 통해 수출을 촉진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신성장동력 창출과 산업 및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