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제성장 '숨고르기' 속도 빨라지나

한은 "연간 GDP 5.3%↑ 전망…견조한 성장세" <br>설비·건설 투자 뒷걸음질…체감경기도 '냉골'

1.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1.3%성장했다. 작년 동기 대비로는 6.2%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으며, 전분기 성장률을 기준으로추정해본 연간성장률은 5%를 훌쩍 넘기고 있어 그런대로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실질무역손실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국내총소득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 체감경기는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이 때문에 최근의 빠른 경기회복세가 말그대로 `반짝 회복'에 그치고 향후 성장세가 서서히 둔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없지 않다. ◇ 민간소비.수출이 성장견인..투자는 여전히 부진 1.4분기 계절조정계열 기준 GDP 성장률이 1.3% 나타냈다는 것은, 이러한 속도로성장세가 1년간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연간 5.3% 정도의 성장이 가능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예측한 연간 5.0% 성장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추세적으로 보면 최근의 빠른 경기회복세의 둔화 조짐이 엿보이는 것도사실이다. 작년 3.4분기와 4.4분기에 1.6%를 나타냈던 전기비 성장률이 둔화된 데다 1.4분기 설비투자는 전분기 대비 -0.7%, 건설투자는 -0.3%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김병화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작년 상반기가 경기저점이라고 볼 때 작년 하반기는 저점을 탈출하면서 성장세가 빨랐던데 비해 올해 1.4분기는 성장의 속도가 약간둔화되는 느낌을 주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작년 4.4분기 설비투자가 호조를 보인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이기는 하지만 기계류 투자가 부진한 것은 유의할 대목이다. 건설투자는 주거용건물 건설의 부진에 여전히 발목이 잡혀 있는 형국이다. 그나마 민간소비가 작년 4.4분기 1.1%에 이어 올해 1.4분기 1.2% 성장, 성장세를 견인했다. 수출 역시 2.6%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나 수출에서 수입을 제외한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전분기의 1.1%포인트에서 -0.1%포인트로 낮아졌다. ◇국내총소득 증가율 마이너스..체감경기는 여전히 `냉골' 1.4분기중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실은 16조3천879억원으로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에 달했다. 무역손실은 작년 1.4분기 9조5천억원, 2.4분기 10조4천억원, 3.4분기 12조5천억원, 4.4분기 13조9천억원 등으로 계속 급증하는 추세다. 이는 고유가로 수입단가는 계속 상승하는데 반해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의 단가는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이러한 무역손실은 소득감소 효과를 초래, GDP 성장에도 불구하고 체감경기를악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전분기 대비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0.1%를 기록, 작년 1.4분기 이후 4분기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더 큰 문제는 고유가현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무역손실 급증 현상도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숨고르기 속도가 빠르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1일 국회 재경위 업무보고에서 "올해 1.4분기의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1.6%로 연간 성장률로 환산하면 6% 수준에 달할 정도로 성장의 속도가 빨랐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이번에 발표된 속보치는 1.3%로 이 총재의 예측보다 훨씬 둔화된 수치다. 전기비 성장률은 작년 3.4분기와 4.4분기에 각각 1.6%씩 성장했으며 이 총재는이러한 추세가 1.4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으나 예상보다 빨리 둔화된 셈이다. 이 총재는 당시 국회 답변에서 "2.4분기 이후에는 성장의 속도가 떨어져 전분기대비 성장률이 1∼1.2%로 연간 5% 또는 그에 조금 못미치는 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이러한 현상을 두고 경기후퇴의 신호로 보지 않으며 속도의 숨고르기"라고 강조하면서 하반기 이후와 내년까지도 성장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총재의 설명을 감안하더라도 1.4분기 성적표는 `숨고르기'의 속도가한은의 예상보다 훨씬 빨라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 ◇작년동기대비 6.2% 성장은 `담뱃값 착시현상' 작년 동기 대비 1.4분기 성장률은 6.2%를 기록했다. 이는 2002년 4.4분기의 7.5% 성장 이후 13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그러나 이는 작년 초 담뱃값 인상에 따른 통계적 착시현상 때문이다.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2004년 말 소매상들의 담배 사재기 열풍이 불면서 2005년초 담배생산과 판매가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격감, 그 결과 작년 1.4분기의 전년 동기 대비 GDP 성장률이 2.7%로 추락했다. 담배는 판매가격에서 생산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반면 각종 세금과 이윤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부가가치 생산액을 기준으로 한 GDP 통계에서 담배의 생산.판매량 급변동이 초래하는 영향력이 만만찮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작년초 GDP 성장률 추락을 가져왔던 담배는 작년 하반기부터 생산.판매가 정상화되면서 올해 1.4분기에는 다시 성장률을 급격히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 셈이다. 이러한 담배요인을 제거한다면 1.4분기의 작년 동기 대비 성장률만 놓고 고성장세 운운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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