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월街 인재들, 신흥시장으로 몰려간다

투자은행 "신용위기 美 떠나 亞·중동등서 기회잡자" 인력 재배치<br>해고위험 시달리는 직원들도 해외근무에 적극적<br>JP모건 임원급 이동 3배나 늘어 올들어 33명


뉴욕 월가의 인재들이 심각한 신용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을 떠나 아시아, 중동 등 이머징 마켓으로 향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로 다가온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할수 있고, 금융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곳에서 큰 돈을 벌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한 것이다. 은행으로선 숙련된 전문가를 새로운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12일 뉴욕타임스(NYT)는 월가 투자 은행들이 이머징 마켓으로 전문가를 내보내며 인력을 재배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용위기 이전에만 해도 뉴욕 본사를 떠나 신흥 시장에 배치될 경우 잉여인력으로 간주돼 직원들이 극히 꺼렸다. 하지만 투자 은행들이 미국시장보다 수익 창출이 용이한 신흥시장에 주력하면서 상황은 역전되고 있다는 얘기다. 투자 은행들은 신흥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인재를 전진배치하고, 해고의 위험에 시달리고 있는 직원들도 새로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지난해 상품트레이딩사업부에서 총 126명을 채용했는데, 이 가운데 85%가 싱가포르, 홍콩 등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일하고 있다. 임원급의 이동에서도 이런 추세가 드러난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10명의 이사가 해외에서 일했지만, 올들어선 33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헤드헌터 업체인 보이든 월드와이드의 진 브란소버 글로벌 금융서비스부문 수석은 "3~4년전에만 해도 해외 근무를 꺼리던 사람들이 지금은 해외 근무에 적극적"이라며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보이든 월드와이드는 올 1ㆍ4분기 미국 시장에서 수익이 24% 줄어든 반면 중국과 두바이에서는 같은 기간에 수익이 300% 급증했다. 특히 인도는 뉴욕과 런던을 대체할 금융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그간 인도는 본사의 주요 업무를 지원하는 아웃소싱 기지정도로 인식돼 왔지만, 투자 은행들이 비용 절감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리서치 분야 등을 인도로 옮기는 추세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인도에서 리서치, 통계분석 전문가 500명이 일하고 있고, JP모건도 200명의 애널리스트가 근무중이다. 투자 은행들은 현지 우수 인력 채용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메릴린치는 브라질에서, JP모건은 중동과 아시아에서 현지 전문가들을 대거 발탁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내년까지 인도 현지 투자은행 인력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골드만삭스의 에디드 쿠퍼 인사팀장은 "자본은 기회가 증가하고 있는 곳으로 몰리기 마련"이라며 "신흥시장이 각광받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