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라파트 "최악 막자" 동분서주

아랍국에 美제의 반테러연합 참여 촉구 아프가니스탄은 미국의 보복공격태세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굳히고 전시체제에 돌입했다.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의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는 13일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미국 동시다발 테러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오사마 빈 라덴을 미국에 넘겨줄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심지어 아프가니스탄의 일부 과격세력들은 "미 첩보기관들은 미국민들에게 누군가를 테러혐의자로 지목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자신들의 실패를 빈 라덴에게 돌리고 있다"며 빈 라덴의 혐의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아울러 탈레반 정권은 미국의 보복공습에 대비, 박격포와 전투기를 비롯한 다른 중화기의 재배치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3일 보도했다. 탈레반의 급진파 최고 지도자인 모하마드 오마르는 이미 아프간 남부의 사령부를 떠나 모처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탈레반이 조지 W 부시 미 정부의 '응징'에도 불구하고 왠만해서는 굴복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리어 미측의 공격에 정면으로 맞서는 '본토결전'방침을 확고히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한다면 사태가 예상외로 쉽게 수습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지난 98년 미 대사관 테러이후 빈 라덴을 체포하기 위해 크루즈 미사일을 동원,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했지만 현지인 10여명이 숨졌을 뿐이다. 게다가 탈레반은 미국으로부터 크루즈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경험에 힘입어 미국의 공습이 있더라도 지도부와 군사력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투입될 미국 지상군과 본국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는 적극 방어 전략을 세워 놓았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탈레반은 12일 "미국이 아프간을 보복 공격한다면 이는 아랍권의 반미 감정만 고조시킬 것"이라며 "아프간 국민이 희생된다면 미국은 더 많은 자살 테러공격을 받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냉전체제를 이끌던 구 소련과의 10년 전쟁에서도 굴하지 않은 자신감에서 비롯된 강경자세다. 아프간과 접경하고 있는 파키스탄도 국경지대에 4만5,000명의 병력을 집중 배치해 미국의 공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아프간 난민의 유입, 군사적 충돌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은 13일 파키스탄에 아프가니스탄 국경을 봉쇄하고 테러단체들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미 정부 고위관리가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또 미국이 군사행동이 시작될 경우 영공 통과를 허용해줄 것을 파키스탄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한편 아프간에 대한 미국의 공습이 임박함에 따라 13일 수도 카불에서는 국제 기구 직원 뿐 아니라 현지 주민들도 탈출 러시를 이루고있다. 유엔에 이어 국제적십자사(ICRC)도 이날 카불 주재 외국인 직원을 대부분 철수시켰으며, 독일도 아프간에 있는 23명의 자국민에 대해 소개령을 내렸다. 카불시내 대부분의 상점은 문을 닫은 상태며 주민들은 언제든지 공습에 대피할 수 있도록 생필품을 꾸리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다. ◇탈레반이란 '구도자' '학생' 등을 의미하는 말로 현재 아프간을 장악하고 있는 무장 이슬람단체다. 최고 지도자인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가 94년 10월 파키스탄 접경지역인 칸다하르주에서 과격 이슬람 학생운동가들을 규합, 조직을 결성했다. 탈레반은 수니파 근본주의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지도부는 오마르를 비롯해 임시정부의 '6인위원회' 의장인 물라 모하마드 랍바니 등 과거 대 (對) 소련 무장독립 투쟁의 베테랑들로 구성됐다. 오마르는 최근 "진정한 신은 오직 알라뿐"이라며 세계적인 문화재인 '바미얀 석불'을 파괴, 전세계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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