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유럽투자자 "현금 확보하자"

주식ㆍ채권ㆍ부동산시장등 불안감 높아지자<br>은행예금등 안전 투자처로 자금이동 러시

‘요즘 같은 장세에서는 현금을 확보하는게 최고다’ 미국과 유럽 투자자들은 물론 펀드매니저들 사이에 ‘주식기피ㆍ현금선호’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주식과 채권 단말기를 보며 바삐 매매주문을 내야 하는 월가 펀드매니저들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보유 주식과 채권을 팔고 현금확보에 팔을 걷어 부치고 있다. 독일 등 유럽지역 투자자들도 자금운용전략을 그동안의 주식에서 은행 예금 등으로 돌리고 있다. 지난해 높은 수익을 냈던 미국 주식시장은 소매판매와 기술주의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 등으로 고꾸라지고 있고, 채권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으로 가격하락이 우려되는 등 주식이나 채권투자는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저금리 정책으로 활황을 보였던 부동산시장도 거품논쟁이 일고 있어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면 언젠가는 거품이 붕괴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펀드매니저들도 주식과 채권, 부동산펀드에 들어간 자금을 현금으로 돌리고 있다. ‘가치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 헤스웨이는 지난 1년간 현금보유 규모를 이전의 2배로 늘려 현금자산을 350억달러 가량 쌓아 놓았다. 우량 펀드운영회사로 평가받는 롱리프 파트너스는 지난 1년 동안 주식 순매도에 나서며 3개펀드의 현금비중을 24~30%까지 끌어올리는 등 ‘일단 발을 빼자’며 보수적으로 펀드를 꾸려나가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로서는 딱히 투자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먹이감이 없다고 보고 신규고객 유치를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아기스밸류 펀드는 이미 전체 투자자산 중 현금비중이 51%에 달할 정도로 펀드 수도꼭지를 조이고 있으며, 클리프 펀드도 자산의 30%가 현금으로 쌓여져 있는 상태다. FPA캐피털의 로버트 로드리게스 매니저는 “투자자산의 35~40% 가량을 현금으로 돌렸으며 새로운 펀드결성은 이미 포기했다”며 “현 시점에서 주식과 채권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짚을 이고 불속으로 들어가는 꼴”이라고 시장분위기를 전했다. 유럽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독일 주식 펀드의 경우 2분기 동안 15억유로(19억달러)가 빠져 나갔다. 독일내 70개 펀드 운용회사를 대표하는 BVI는 주식시장이 불안한데다 일자리와 노후연금에 대한 개인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주식펀드에서 돈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며 이들 자금은 은행 예금 등 보다 안전한 투자처로 자리 이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다우지수가 올들어 1.3% 떨어진 것을 비롯해 독일과 영국도 2% 이상 하락하는 등 일본을 제외한 세계 주가지수가 힘을 못쓰고 있다. 채권시장은 미국을 필두로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인상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어 가격하락이 걱정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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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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