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 총통 선거를 앞둔 대만에서 중국 본토에서 활동하는 기업인 유권자 표심 잡기가 치열하다.본토에 진출한 대만 기업인은 80만 명이 넘는다. 이중 절대다수가 유권자이며 대만에 있는 가족까지 합치면 100만 표가 훨씬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유권자의 10%에 육박하는 수치다.
28일 대만 공상시보 보도에 따르면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이끄는 집권 민진당은 최근 중국 진출 대만 기업의 자금 조달 편의를 돕기 위해 이들 기업이 대만 증시에 상장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상장을 허용하면 대만은 자본을 조달해 주는 빈 껍질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는 당내 반발까지 무시한 표심 잡기 구애 작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인들의 표심은 야당 쪽으로 기울고 있다.
중국 각지에 조직된 76개 대만 기업인 협회는 최근 야권 런닝 메이트(롄잔 국민당 주석ㆍ쑹추위 친민당 주석) 후원회까지 조직했다. 후원회는 선거 이전에 20만 명 이상을 대만으로 수송하는 비상계획을 세웠다. 반(反) 천 성향 기업인들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물론 국민당과 민진당이 적극 지원하고 있다.
협회는 특히 천 총통이 초청한 신년 축하 만찬에 전원 불참해 입장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기업인들의 이런 움직임은 독립을 지향하는 민진당을 지원할 경우 본토에서 기업을 하는 데 불이익이 온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국민당이 본토와의 경제교류에 더 우호적인 것도 한 요인이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