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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챔피언 양학선, 장기집권 프로젝트 시동

‘양1’서 반 바퀴 더 도는 ‘양2’ 연마…라이벌 응원하는 대범함도 금메달감

7일(한국시간) 한국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딴 ‘도마의 신(神)’ 양학선(20ㆍ한국체대)은 4년 뒤가 더 기대되는 보물이다. 런던 올림픽 남자 도마 종목 1차 시기에서 아무도 따라 할 수 없는 ‘양1’ 기술을 무난하게 구사한 뒤 2차 시기에서 완벽한 착지로 얻은 1ㆍ2차 시기 평균 점수는 16.533점. 범접할 수 없는 고득점이었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는 16.566점으로 우승하기도 했다. 전북 고창의 본가에 금의환향 후 어머니의 제육볶음과 김치찌개를 배불리 먹을 양학선은 이제 ‘올림픽 챔피언’ 타이틀을 걸고 본격적인 ‘장기집권 프로젝트’를 가동할 계획이다.


◇양2도 있다=양학선은 런던 올림픽 예선에서 ‘여2’와 ‘쓰카하라 트리플(이상 난도 7.0)’로 2위에 오른 뒤 결선에서 양1(난도 7.4)과 쓰카하라 트리플을 구사했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여홍철의 이름을 딴 여2는 양손으로 도마를 짚고 공중에서 두 바퀴 반을 비트는 기술이다. 양1은 여기서 반 바퀴를 더 돌아 1,080도를 비틀고 내려오는 기술. 또 쓰카하라 트리플은 도마를 옆으로 짚고 세 바퀴를 비트는 것으로 양학선이 착지에 가장 자신 있어 하는 기술이다. 1차 시기에서 양1으로 승부수를 던진 양학선은 2차 시기에서 쓰카하라 트리플을 무결점으로 선보이면서 압도적 금메달을 완성했다. 결과적으로 작전의 승리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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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쓰지 않던 양1을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공개한 양학선은 올림픽 후 양2에 매달릴 예정이다. 양1보다 반 바퀴를 더 도는 ‘상상의 경지’. 양학선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양2를 몸에 익히고 있다. 2010 세계선수권(도마 4위)이 첫 메이저 대회 출전이었던 양학선의 진짜 비행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타고난 큰 무대 체질=결선에서 연기 순서가 마지막이었던 양학선은 경쟁자들의 점수에 따라 기술을 조율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였다. 앞선 선수들이 뜻밖의 고득점을 올리면서 심리적으로 불리한 처지로 몰렸지만 양학선은 최대 경쟁자인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ㆍ16.399점)의 차례 때 오히려 “내가 준비해온 것을 다 쓸 수 있게 제발 16.266점을 넘겨라”고 빌었다고 한다. 라이벌을 응원한 셈이다.

바람대로 아블랴진은 양학선이 양1을 구사하게 만들었고 양학선은 위기에서 더 빛난 ‘슈퍼 히어로’로 등극, 태극기를 망토처럼 등 뒤로 둘렀다. 동메달도 못 따는 악몽에 시달리기도 했던 양학선이지만 가장 중압감이 큰 무대에서 연습 때보다 더 깨끗한 양1을 성공시켰다. 양학선은 “한국에서는 체조가 비인기 종목이지만 나를 통해 후배나 유망주들이 꿈을 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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