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월가 은행 수익 금융위기 이전 수준 회복

JP모건·씨티·웰스파고 등 6개銀 760억달러 7년래 최고

비용 절감·대손충당금 삭감 등에 의존… 지속성엔 의문


미국 월가의 대형 은행들이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수익의 상당 부분은 비용절감과 대손충당금 삭감에 의존한 것이어서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이하 현지시간)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미국 6대 은행들의 지난해 순이익이 760억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4% 늘어난 것으로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 2006년에 비해 불과 60억달러 모자라는 수준이다.

실적만으로 보면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5년여 만에 벗어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소형 은행에서도 두드러진다. WSJ는 미국 6,900개 상업은행의 지난해 순익이 사상 최고였던 2006년의 1,452억달러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이에 힘입어 주요 은행 및 보험회사의 수익률을 나타내는 KBW은행지수는 지난해 35% 상승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상승률을 2년 연속 웃돌았다.


제라드 캐시디 RBC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은행산업이 회복되고 있다"며 "올해는 사상 최고 순익 기록도 갈아치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이 가능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 축소로 금리상승이 예상되고 올해 미국 경제도 계속 호조를 보일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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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킬레스건이 눈에 띈다. 월가 은행들이 지난해 실적을 개선한 것은 상당 부분 고용축소, 사업영역 정리 등 비용절감에 기인한다. WSJ는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인건비를 3% 줄였고 BOA도 일자리를 2만5,000개나 줄였다"며 "JP모건과 모건스탠리는 원자재 트레이딩 분야에서 손을 털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급격히 줄인 것도 순익이 적잖이 늘어난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된다. JP모건·BOA·씨티그룹·웰스파고는 지난해 대손충당금을 150억달러나 줄였다. 규제당국은 이러한 성장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는 없는데 은행들이 너무 공격적으로 돈을 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결국 은행들이 충당금을 줄이고 각종 비용을 깎아서 이익을 낼 게 아니라 대출 등 본질적 영업과 투자활동을 통해 수익구조를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실제 지난해 이들 은행의 대출은 2% 늘었지만 대출에 따른 이익률은 정체양상을 보였다.

한편 최근 미국의 규제당국이 잇따라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자 월가 은행들도 법정비용에 대처할 여분의 자금을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 보도했다. JP모건은 모기지 불완전판매로 벌금 130억달러를 물고 버나드 메이도프의 '폰지 사기' 당시 보고 미비를 이유로 26억달러의 배상금을 부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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