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미리 온 산타랠리에 ‘희색’

투자·소비 살아나며 경기회복세 뚜렷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기대 이상의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1일 뉴욕 증시가 상승폭을 넓혀나가자 월가의 분석가들은 “산타클로스 랠리(크리스마스 연휴를 전후한 소비 증가로 연말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는 현상)가 일찍 찾아 왔다”며 희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끝내고 1일 시장에 나온 투자자들을 맞은 것은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11월 제조업 지수. 최근 5개월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온 제조업 지수는 전달의 57에서 단숨에 62.8까지 올라섰다. 전문가들의 예상(58.1)을 무색케 한 것이다. 이는 20년 만에 최대의 상승폭으로 50을 넘으면 경기가 성장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어 같은 날 상무부는 10월 중 건설투자가 전달보다 0.9% 늘어난 9,220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사상 최대 규모로 역시 예상 증가폭을 넘어섰다. 기업 투자가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들에 이어 추수감사절 연휴 직후의 소매 업체 매출도 지난해보다 4.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들이 경기를 낙관해 지갑을 열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주 발표된 3ㆍ4분기 경제성장률(8.2%)이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11월 소비자신뢰지수(91.7)도 작년 9월 이후 처음으로 90을 넘어선 데 이어 이날 경기 회복세를 보여주는 증거들이 보태지면서 시장 분위기는 한껏 고무됐다. 1일 뉴욕 증시는 나스닥 지수가 1.51% 상승하며 2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지수와 S&P 500 지수도 각각 18개월 만에 최고치에 올라서 3대 지수가 일제히 12월 첫 장을 상큼하게 장식했다. 같은 날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주요 증시도 미국 경기 지표 호조 소식이 전해지면서 약 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가 유럽 등과의 무역 전쟁을 피하기 위해 철강 긴급 수입 제한 조치(세이프 가드)를 이번 주 안에 철회키로 했다는 언론 보도도 힘이 됐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러저러한 장밋빛 경제지표들에 대해 대체로 “낙관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지표”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낙관론자들의 전망까지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의 각종 지표는 진지한 회의론조차 압도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추가 테러에 대한 불안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경계심을 풀지 않고 있다. 조심스러운 분석가들은 소비가 거의 정점에 이른 것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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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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