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윤한기 팔기회 사무국장(인터뷰)

◎“부도업체 사장 상담중 독약 만지작/제조업은 산업근간… 우대정책 시급”『올해는 지난해보다 29% 증가한 1만8천여개의 제조업체들이 문을 닫을 것 같습니다. 하루에 50여개의 업체들이 없어지는 셈입니다』 윤한기 팔기회사무국장(59)은 최근 극심한 경기침체와 자금시장공황으로 중소업체들이 가장 큰 타격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도난 중소기업인의 모임인 팔기회에는 하루 부도관련 전화문의가 10건 이상 쏟아지고 있으며 억울한 처지를 하소연하기 위해 직접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몇달전과 비교하면 2배에 가까운 숫자입니다』 최근 윤국장은 포장상자를 생산하다 부도를 맞고 팔기회의 문을 두드린 한 업체사장을 면담했다. 『생산라인을 다시 가동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 자신은 거리에 나가 앉아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몇달째 월급을 받지 못한 종업원들과 채권자를 피해 도망다니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부도업체사장은 자신조차 지탱하지 못할 만큼 지쳐있었으며 얘기도중 연신 독약을 손아귀에 잡았다 놓았다하며 눈물을 글썽였다고 윤국장은 설명했다. 『마음이 어둡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억울한 처지와 심경을 듣다보면 화가 날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은 소홀히 하면서 흥청망청 소비하는 서비스산업은 우대하는 정부정책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윤국장은 제조자가 어깨를 펴고 생산에 전념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자업체 사장의 경우 부도가 나자마자 중학생 아들이 갖고 있는 70만원 예금통장에 대해서도 압류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회분위기가 「부도」=「죽음」의 연결고리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윤국장은 어려운 때일수록 자기를 지탱해 나가려는 의지를 가져야 하며 노력하면 재기의 길은 반드시 있게 마련이란 사실을 부도업체 사장들에게 전달하는게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서정명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