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상 행진이 조기 종결될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최근 공개된 11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일부 의원들이 과도한 통화긴축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지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조만간 끝날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소비와 주택 등 거시경제지표가 여전히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모건스탠리 등 월가(街) 투자기관도 내년도 미 경제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면서 ‘지속적인 금리인상’설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98.9로 전달보다 13.7포인트나 급등했다. 이는 지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공격 이후 가장 큰 반등폭이다. 또 10월 중 신규주택 판매가 전달보다 13%나 늘어난 142만채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주택시장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10월 중 내구재 주문도 전달보다 3.4% 증가해 계속된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소비와 주택시장이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으며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OECD는 이날 미국의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이전의 3.3%에서 3.5%로 끌어올렸다. 또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2.8%에서 3.4%, 내년도 전망치는 2.6%에서 2.8%로 상향 조정하면서 미국은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OECD는 강력한 경제성장과 물가상승 압박으로 FRB가 연방기금 금리를 4.75%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금리선물 금융시장도 금리인상 예상폭을 다시 올리고 있다. 이날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내년 1월 말 기준금리가 4.5%로 인상될 가능성을 86%로 반영해 거래됐으며 3월 4.75%까지 추가 인상될 가능성도 이전의 36%에서 56%로 크게 올라갔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FRB가 앞으로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한 후에는 금리인상을 중단하거나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급부상했지만 경제지표 호조로 이후에도 금리인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월가의 중론으로 굳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