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미투제품' 제과시장 흔든다

싼값 내세워 시장 교란… 中서 생산많아 소비자 불신도

싼 값을 앞세운 ‘미투’ 제품의 과다 판촉이 가뜩이나 침체된 제과 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다. 경쟁사의 주력 브랜드를 의식한 ‘모방’ 제품이 정상가의 절반에 못 미치는 파격가로 판매돼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는데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중국에서 생산해 들여오는 이같은 제품들이 소비자 신뢰까지 흔들어 놓을 수 있기 때문. 16일 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는 오리온이 최근 출시한 ‘오와우’가 해태의 주력 파이제품인 ‘오예스’를 모방했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해태 관계자는 “오리온에 초코파이라는 대표적인 파이 제품이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매출 증대보다는 경쟁사의 주력 시장을 교란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어 법적 대응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해태제과는 또 롯데제과가 해태의 장수 브랜드인 ‘홈런볼’을 본따 만든 ‘마이볼’로 저가 판촉에 나서면서 시장을 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는 오리온 ‘오와우’가 2개 한 묶음(총24개)에 3,150원의 초특가 행사를, 롯데제과 ‘마이볼’은 제품 4개에 2개를 덤으로 주는 ‘4+2’에 웨하스 제품까지 얹어주는 행사를 각각 진행하고 있었다. 해태제과 ‘오예스’도 이에 질세라 최저가 행사를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한동안 ‘미투’ 논란이 벌어졌던 자일리톨껌도 후발사의 저가 공세로 인해 출시 당시에 비하면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태. 자일리톨껌 시장 1위인 롯데 자일리톨껌을 겨냥해 오리온에서 출시한 자일리톨은 대다수 할인점에서 리필용 두 개 묶음으로 3,000원대에 판매된다. 본래 출시 가격에 비하면 3분의 1을 조금 웃도는 가격인 셈이다. 롯데제과도 오리온의 주력 품목인 ‘초코파이’ 겨냥한 ‘롯데 초코파이’를 묶음 판매나 특가 판매로 내놓아 제품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롯데마트에서 판매되는 롯데 초코파이는 24개 들이 2,160원. 제품 상자에 찍힌 가격 4,8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값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오리온 자일리톨과 롯데제과 초코파이는 이미 일시적인 ‘1+1’ 행사 판촉을 넘어서 ‘덤’ 판매가 상시 체제로 굳어졌다는 것. 특히 특정 제품을 겨냥해 저가 공세를 펼치는 미투 제품들은 생산비 절감을 위해 중국에서 생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국내 소비자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중국산 먹거리 확산을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제과 ‘마이볼’과 ‘초코파이’는 중국 청도 공장에서 생산돼 국내로 역수입되고 있으며, 오리온의 ‘오와우’ 역시 중국에서 생산해 국내로 역수출하는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염가 판매가 그동안의 가격 거품을 꺼뜨린다는 의미가 있어 당장 소비자들 입장에서 나쁘지는 않지만, 제과사 입장에선 업계의 덤핑 경쟁으로 시장이 교란되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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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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