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3일 현대그룹의 대북 경협사업 추진과 관련해 『실질적인 업무는 현대가 주로 하겠지만 정부도 장악력을 확보,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한다』며 『통일부는 현대에만 맡기지 말고 충분히 상황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金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남북관계에서 실수하면 (민간기업이 해도) 정부책임으로 돌아온다』며 『남북관계에선 한가지 실수를 하지않는 게 다섯가지 성공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金대통령은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 일행의 방북을 통한 남북경협은 본격적인 정경분리원칙 아래 이제 시작됐으며, 특히 북한의 최고실력자가 직접 나서 개입한 것은 종래 없던 일로 남북간 장래를 위해 중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金대통령은 그러나 『남북경협은 남북 양측에 이득이 되고 긴장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지만 환상을 갖거나 지나친 기대를 해선 안되며 냉철하고 착실하게 진행시켜야한다』면서 『최근 언론보도엔 지나치게 과장된 게 많다』고 지적했다.
金대통령은 특히 북한으로부터 석유를 공급받는 문제에 대해 『북한에 석유가 나오는지 여부가 확실치 않고, 나오더라도 경제성이 있는지 여부도 모르며, 북한도 석유가 부족한 상태인데 남한까지 공급할 여력이 있는 지도 의문』이라면서 『어제 (鄭
명예회장 일행과 면담에서) 주의를 줬다』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이날 또 제2차 정부조직 개편을 위해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진행중인 경영진단과 관련, 『공공부문 개혁에 대해 국민들은 미진하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실제 그렇다』면서 『수요자인 국민입장에서 개혁할 수 있도록 객관적인 진단이 이뤄지게 경영진단 과정을 철저히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김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