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행복한 중기씨] 중진공 구직 사이트 스마일스토리知

대기업 못잖은 알짜 중기 발굴 소개… 취업준비생 "그래 여기야"<br>복지·글로벌경쟁력 등 스토리텔링식 정보 제<br>부정적 인식개선에 도움<br>올 1000개사로 늘려 1004명 인력 매칭 추진

2월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박철규(앞에서 셋째줄 가운데) 중진공 이사장과 새로 선발된 '으뜸e 대학생 기자단' 2기 대학생들이 올 한 해 활동을 위한 발대식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중소기업진흥공단

#1. 취업준비생 A씨는 얼마 전 구직 사이트를 둘러보다 고양시 설문동에 위치한 신발 제조업체 안토니의 대졸 초임이 2,1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입사 지원을 망설였다. 국내 컴포트슈즈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회사로 270억원 규모의 연매출에 업력이 18년이나 되는 안토니였지만 여느 중소기업처럼 직원 처우가 좋을 것 같이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우연한 기회로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으뜸 중소기업 소개 서비스 스마일스토리知(지)(www.smilestory.or.kr)를 접한 뒤 이 회사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고쳐 잡았다. 초봉이 높지는 않지만 최고경영자(CEO)의 '일한 만큼 가져가라'는 철학에 따라 이후부터는 직무 성과에 따라 얼마든지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안 것이다.


더욱이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넘쳐나는 복지도 마음에 들었다. 안토니는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직접 승마장을 운영하며 직원들에게 승마를 가르치고 미혼 직원이 데이트할 때는 벤츠 스포츠카까지 제공한다. 또 출산장려를 위해 셋째 아이를 출산하면 1,000만원을 주고 있다.

#2. 대학생 B씨는 얼마 전 스마일스토리知 사이트에서 보석처럼 숨겨진 좋은 직장을 발견하고 취업 준비에 본격 돌입했다. 충남 아산에서 친환경 에너지 공업로를 제조하는 에스에이씨가 바로 그곳.

에스에이씨는 직원 수 107명에 매출은 700억원이 넘고 신입사원 연봉은 순급여만 2,800만원, 상여금 등을 더하면 4,000만원에 육박한다. 대기업 못지 않은 대우인 셈이다.

게다가 자기개발을 위한 일본연수 3개월, 헬스장, 골프연습장, 게임실, 당구장 등 중소기업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각종 직원 복지도 제공한다. 지방까지 찾아가 이 회사의 실제 모습을 확인할 수 없는 B씨 입장에서는 스마일스토리知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회사 사진과 정보가 없었다면 아마도 에스에이씨를 입사 지원 리스트에 올리지 못했을 것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스마일스토리知 사업이 우수 중소기업 발굴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중소기업 입사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대기업 못지 않은 회사들을 발굴,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무너뜨리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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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으뜸e 대학생 기자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100여명의 대학생들이 직접 중소기업을 방문해 취재를 통해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더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기업과 공공기관이 합심해 억지 홍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취업준비생들의 눈높이에서 해당 회사를 판단할 수 있는 셈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해 말 4년제 대졸 신입사원이 올해 받을 수 있는 평균연봉을 조사한 것에 따르면 중소기업 신입사원의 초봉은 2,331만원으로 대기업 3,695만원의 3분의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에게 중소기업의 이미지는 회사운영이 힘들어지면 언제든 폐업할 수 있는 곳, 지저분한 근무환경에 임금체불은 다반사인 곳으로 왜곡돼 있는 게 사실이다. 취업난을 겪고 있는 젊은 청년들에게 '대기업만 고집하지 말고 눈높이를 낮추라'는 기성세대의 조언이 의미 없이 다가오는 이유다.

하지만 단지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모두가 저임금에 근무환경이 열악한 것만은 아니다. 대학생들이 이름을 모르는 기업 중에서도 대기업에 비교해도 손색없는 중소기업이 많다. 이들 기업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채용인력이 적고 홍보가 미흡해 널리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소기업 채용공고를 공개하는 사이트에서는 단순히 매출 규모와 종업원 수, 임금 수준만을 소개하고 있어 좋은 중소기업을 판단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는 이점을 고려하여 지난해부터 '일하기 좋은 으뜸기업' 500개사를 발굴, 청년취업층에 전달하는 '스마일스토지知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스마일스토리知에서는 으뜸기업을 기업의 장점 및 특성에 따라 ▦행복으뜸(복지수준 및 기업문화 우수) ▦미래으뜸(지속적 성장 가능) ▦글로벌으뜸(글로벌 시장경쟁력 확보) ▦기술으뜸(기술경쟁력 우수) 등 유형별로 분류하고 단순 데이터 방식이 아닌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또 으뜸기업을 지역별ㆍ업종별ㆍ유형별ㆍ매출규모별로도 검색해 볼 수 있다. 관심기업을 등록해놓으면 해당기업의 채용공고가 등록될 때마다 휴대폰과 e메일로 메시지를 받아볼 수 있다. 중진공은 지난해 스마일스토리知를 통해 온라인상으로 192명을 채용시켰으며 지역대학, 특성화고 채용설명회까지 추가할 경우 이곳을 통해 472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중진공은 특히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이 사업을 적극 확대ㆍ운영할 계획이다. 올 6월 말까지 302개의 기업 데이터베이스를 추가로 구축하는 등 올해 500여개 으뜸중소기업을 추가해 총 1,000개사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올해는 '천사(1,004) 프로젝트'를 통해 총 1,004명의 인력 매칭을 목표하고 있다. 올 7월부터는 청년 구직층의 정보접근성 개선을 위해 스마트폰 앱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이를 개발 중이다.

박철규 중진공 이사장은 "좋은 중소기업은 숫자로만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말하는 기업문화, 기술력과 독창성에 바탕을 둔 사업 분야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점까지 알아야 판단할 수 있다"며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을 제대로 알게 하기 위해 이 사업을 시작했다"고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진공은 올해도 근무환경, 미래 성장성 등 측면에서 대기업과 비교해 손색없는 으뜸기업의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중소기업에 대한 불합리한 인식을 개선하고 인력 미스매치 해소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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