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룰 위반 논쟁 마케팅기법으로 급부상

룰 위반 논쟁 마케팅기법으로 급부상 최근 세계 골프용품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룰 위반 논쟁이 마케팅 기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캘러웨이가 USGA(미국골프협회)의 룰 위반 판정에도 불구하고 ERC 드라이버 제작 판매를 강행한데다 최근 ERC-Ⅱ를 출시했고, 이를 지켜 본 다른 업체에서 다투어 그와 비슷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이다. 업체들이 제품 출시를 강행하는 것은 북미와 멕시코 지역외 전세계 골프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R&A(영국왕실 골프협회)가 이 드라이버들이 '전혀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USGA와 R&A의 논쟁이 가열되면서 문제의 드라이버들이 골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으며 덕분에 업체들은 큰 힘 들이지 않고 'USGA 룰 위반 드라이버' '거리가 너무 나서 미국 PGA에서 쓰지 못하게 한 제품'이라는 설명만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해당되는 클럽은 지난 18일 USGA가 공식 발표한 제품만 모두 27개 종류에 달한다. 국내 골퍼들에게 주로 알려진 제품만 꼽자면 캘러웨이의 ERC, 테일러 메이드의 300시리즈, 다이와의 G3 제품들, 브리지스톤의 조 스펙, 카타나의 스워드 350, 마루망 머제스티 파워헤드 등이다. USGA가 이들 제품이 룰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모두 스프링효과가 크기 때문. 즉 볼이 페이스에 맞는 순간 페이스가 순간적으로 들어갔다가 되 튕겨 나오는 힘이 커서 거리가 기존의 클럽보다 너무 많이 난다는 것이다. USGA는 "지난 68년부터 94년까지 신소재 및 새로운 디자인 개발로 PGA투어 선수들의 평균 거리가 매년 1야드씩 늘었고, 최근 5년 동안은 평균 2야드씩 늘어 지금도 엄청난 비거리를 과시하고 있다"며 "이대로 두면 골프가 피칭과 퍼팅 테스트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사용 금지 입장을 강하게 밀어 붙이고 있다. 이에 대해 R&A는 "거리 많이 난다고 골프가 무조건 쉬워지는 것은 아니다. 골프는 거리 외에도 수많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야 정복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미국 코스의 경우 거리가 절대적인 요소로 작용하지만 영국 코스는 바다 바람 등 예측할 수 없는 요소가 많아 이 같은 입장차이가 생기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어찌 됐든 두 기관의 논쟁을 불러 일으킨 업체들은 최근 피에르 풀케가 스코틀랜드 PGA에서 ERC로 우승했으며 내년시즌 스페인 발데라마에서 열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챔피언십과 시즌 첫 대회로 호주에서 개최되는 앤더슨컨설팅 매치플레이, 9월 영국 벨프리에서 펼쳐질 라이더컵 대회 등에서 ERC와 유사한 드라이버 들을 사용해도 된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물론 국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R&A의 규정을 따라 온 캐나다는 이 문제만큼은 USGA의 입장에 찬성해 문제의 드라이버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한편 스프링효과에 대한 USGA의 사용 규제 방침은 지난 98년부터 계속돼 왔으나 최근 대형 업체인 캘러웨이가 이 방침에 정면 대응하면서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김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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