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아이스링크장 화재를 낸 공사장 인부에게 김연아를 비롯한 유명 피겨스케이팅 선수 초청 공연이 무산된 책임을 물으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장재윤 부장판사)는 당시 공연을 기획했던 S마케팅사가 "화재로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불을 낸 인부 김 모씨와 그를 고용한 방수공사업체 H 건설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5억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지붕공사 현장에서 담배를 피운 후 불씨가 꺼졌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불이 났다는 것을 김씨가 자백한 것으로 본다"며 "화재로 공연이 취소됨으로써 S사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김씨를 고용한 H사에 대해서는 화재로 인해 입게 될 손해를 알 수 없었다며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S사는 2007년 9월14~16일에 김연아, 안도 미키 등 세계 정상급 피겨스케이팅 스타들을 초청해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현대카드 슈퍼매치 아이스쇼’를 개최하기로 기획했다. 그러나 공연을 불과 7시간 정도 앞두고 지붕에서 불이 나면서 일이 틀어졌다. S사는 화재진압 후 아이스링크장의 긴급안전진단을 받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려 했으나 결국 3일간의 공연은 모두 취소됐다.
화재는 인부 김씨가 작업 중 피우던 담배에서 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지붕 방수공사를 하던 김씨가 지붕에서 흡연을 하다 튄 불이 장갑에 떨어졌고, 불이 꺼진 줄 알고 김씨가 지붕에서 내려온 사이 장갑에서 불씨가 다시 살아나 큰 화재로 번진 것이다.
이에 S사는 공연 취소의 책임을 물어 "선수초청비 4억 6,800여 만원과 대관료 등의 재산손해는 물론 공연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수익금도 배상하라"며 총 5억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