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블랙아웃 공포와 原電 건설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자 에너지 수급에 대한 걱정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여름 블랙아웃(black out) 위기를 가까스로 넘기는 아찔한 경험을 했지만 전력낭비는 여전하다. 석유ㆍ천연가스ㆍ석탄 등 화석원료는 머지않아 바닥나겠지만 태양력ㆍ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낮은 효율ㆍ경제성과 대규모 부지 소요 등으로 인해 전면 대체가 불가능하다. 신규 원전 후보지 선정 계속 지연 지난해 발전원별 전력거래 단가는 1㎾h당 원자력 39.7원, 석탄 60.8원, 풍력 107.2원, LNG복합 126.7원, 수력 133.5원, 석유 187.8원, 태양광 566.9원 등으로 원자력의 판매단가가 가장 낮다. 100만㎾급 전력 생산에 필요한 발전시설 부지 면적도 원자력(0.3㎢)이 태양력(33㎢)ㆍ풍력(165㎢)보다 훨씬 작다.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감안할 경우 원자력의 경제성은 더욱 빛을 볼 수 있다. 전세계 에너지 수요는 오는 2035년까지 연평균 1.2%(총 35%), 전력 소비량은 연평균 1.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안 일본 동북부 지방의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팽배했지만 안정적인 전력 수급과 원자력의 경제성, 기후변화 대응 등을 고려할 때 원전은 안전성을 확고히 하는 것을 전제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석유가 나지 않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청정에너지 보급률을 높이는 등 기후변화 대응체제를 구축하려면 원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우리나라는 원자력발전과 원전 건설ㆍ운용 면에서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 관련 기관에서 에너지 수급상황에 맞춰 원전 추가 건설을 추진해왔다. 정부는 지난 2008년 제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따라 원전 설비비중(2006년 21%)을 2030년까지 41%로 높인다는 목표 아래 신규원전 건설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주민ㆍ시민단체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반대 목소리가 적지 않은 데다 일본 원전사고를 계기로 우리 원전의 안전성 보완대책을 마련하느라 후보지 선정이 계속 미뤄져 왔다. 지난해 유치신청을 한 울진과 영덕, 강원 삼척 중 두 곳을 올해 안에 후보지로 선정해 2013년부터 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도 지켜질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원전에 대한 대국민 소통과 신뢰 회복에 역점을 두고 이미 수립한 원자력정책을 주도면밀하게 진행해야 한다. 한층 강화된 안전성을 확보해야 함은 물론이다. 또 신규 원전 건설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음을 국민이 공감하도록 해야 한다. 1970~1980년대에 건설된 원전 설비의 보완ㆍ확충이 필요한 상황에서 원전 추가 건설에 시민사회의 무조건적 반대는 원활한 전력 수급에 큰 지장을 초래한다. 후보지 선정은 지방자치법 제14조(주민투표)에 의거해 지자체 자율유치 방식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님비ㆍ포퓰리즘에 휘둘려선 안돼 시민사회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정부 정책을 무차별적으로 왜곡하는 사례도 바로잡아야 한다. 원전과 관련한 대표적 사실 왜곡 사례로 '내년 총선ㆍ대선 정국에 접어들면 신규 원전 후보지 선정이 어려워지니까 정부가 올 연말에 앞당겨 선정하려 한다'는 유언비어를 들 수 있다. 이는 일본 원전사고로 우리 원전의 안전성 보완대책 등을 마련하느라 후보지 선정이 지연됐다는 사실을 외면ㆍ왜곡한 대표적 사례다. 전력 등 국가 기간사업이 이기적인 님비(NIMBY) 현상이나 국가의 미래를 망치는 포퓰리즘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21세기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 내부의 튼튼한 힘을 바탕으로 미래 발전을 향한 힘찬 항해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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