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주간 증시전망] 리먼 파산등 후폭풍… 단기충격 불가피

신용리스크 대체로 일단락 '위기의 본류'는 잡혀<br>美금융주 실적발표가 증시흐름 중요 변곡점될듯


설 연휴 미국의 금융시장에서는 리먼브라더스와 메릴린치의 진로를 놓고 급박한 상황이 전개됐다. 결국 세계적인 투자은행으로 세계 금융시장을 호령했던 메릴린치와 리먼브라더스는 각각 매각과 청산 절차를 밞게 됐다. 다행히(?) 그 시각에 한국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 증시는 휴장한 덕분에 직격탄은 피했지만 호주, 대만, 싱가포르 등 이 시간 개장한 증시는 이 같은 위급 상황을 반영해 급락했다. 오늘 추석연휴를 끝내고 장을 여는 국내시장도 단기 충격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 대형 금융회사들의 처리에 대해서 극단적으로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물론 국내외 펀더멘털 환경이 크게 개선되기 전까지는 한동안 긴장감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가 지속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부실화와 일부 기업들의 유동성 부족 등 잠재적인 유동성 위기 우려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의 불안이 ‘상황종료’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주식시장은 서서히 제자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일단 글로벌증시를 압박하던 신용리스크가 대체로 일단락되어 ‘위기의 본류’가 잡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3월 JP모건이 베어스턴스를 인수하면서 서브프라임급의 모기지에 대한 부실문제가 일단락됐고 이번에 페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구제금융으로 프라임급 모기지에 대한 부실문제가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금융기관의 추가적인 부실 및 처리문제가 남아있지만 신용리스크의 본류가 잡힌 만큼 이제 이들 문제는 개별리스크로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그 강도도 점차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리먼브라더스의 파국과 메릴린치의 매각으로 앞으로 금융시장은 신용 리스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향후 시장을 지배할 요소는 다시 시장 본질적인 문제로 돌아가야 한다. 즉,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등 신용리스크를 변수(變數)가 아닌 상수(常數)로 놓고 보면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의 강도가 4개월 남은 2008년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시장의 가격변화가 궁극적으로 물가수준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때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선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둔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더구나 거의 모든 국제 원자재가격이 고점대비 10% 이상 하락한 상황에서 연말까지 현수준만 유지된다고 하더라고 물가상승 압력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우리투자증권 리서치 센터는 올해 3ㆍ4분기가 물가상승률상의 최고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경기둔화에 대한 시각은 대개 일치한다. 이머징국가는 빨라야 내년 하반기 이후나 되어서야 경기가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선진국 특히 미국의 경우에는 올해 4ㆍ4분기부터 경기흐름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비록 미국경제에서 상당부분의 경기지표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그동안 주식시장을 괴롭혀온 주택경기도 저점을 이룰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소비지표들도 호전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경기가 비관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이며, 이는 한국경제 및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신용리스크를 변수가 아닌 상수로 보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호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진 미국경기 등을 고려할 때, 연말까지의 주식시장은 비관적이지 않다. 오히려 공포국면에서 형성된 저점(1,393포인트)이 연중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주부터 발표될 미국 금융주 실적발표가 국내외 증시흐름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리고 FOMC의 금리정책 변화여부도 주목해야 한다. 현재 금리동결 가능성이 우세하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 만큼 금리인하 가능성(당장 지난 주말 미 달러화가치가 급락한 이유도 향후 금리인하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다) 등 향후 금리정책에 대한 변화의 징후를 읽을 수 있는 중요한 모멘텀이다. 미국 금융주의 경우 서브프라임 위기에 중심에 선 업종이며, 3개월 전에도 2ㆍ4분기 실적발표를 전후로 주식시장에 큰 변곡점이 발생한 경험이 있다. 이번 주부터 발표될 3ㆍ4분기 미국 금융주 실적도 전분기에 이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각을 바꾸어 3ㆍ4분기가 아닌 4ㆍ4분기 이후 실적에 주목한다면 또 다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주에는 이어지고 있는 신용리스크의 여진과 미국의 금리정책의 방향성, 그리고 미국 금융주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 등이 기본적인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주식시장을 괴롭혀온 신용위기의 본류가 가닥을 잡았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은 변동성을 줄이면서 서서히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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