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ㆍ금리ㆍ환율 등을 놓고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확연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환율 상황에 따라 물가상승 압력이 상당히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또 KDI는 “경기가 완만하게 하락하고 있다”면서 경기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뉘앙스도 풍겼다.
KDI는 6일 ‘4월 경제동향’에서 “지난 3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연속 중기 물가안정목표를 상당폭 웃돌았다”며 “추세적 물가기조의 지표로 인식되는 근원물가지수(곡물 이외 농산물과 석유류 제외) 상승률도 크게 확대되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의 물가상승은 원화 약세에 따른 수입재화의 국내가격 상승에도 상당 부분 기인한다”며 “향후 환율 상승에 따라 물가상승 압력이 상당히 영향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불안을 잡기 위해서는 환율 안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KDI는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의 여파로 금융지표들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원화가치는 하락해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전년동월 대비 10%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기에 대한 진단은 ‘완만한 둔화’로 흐름을 잡았다. 상승세는 이미 멈췄다는 것이다. KDI는 “2월 중 산업생산과 서비스업활동지수는 각각 10.1%와 5.9% 증가해 전월(11.3%, 7.6%)에 비해 증가세가 소폭 하락했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또 “2월 중 재고 증가율이 전월(5.0%)보다 높은 8.5%를 기록하는 등 재고 증가세가 점차 확대되고 있어 생산 증가세가 지속되는 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