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7월 22일] 신성장동력과 IT블루오션

블루오션이란 김위찬 교수와 르네 모보르뉴 교수가 제안한 전략론으로 경쟁 대상이 없는 시장을 말한다. 경쟁자가 없는 시장을 만들면 시장의 점유율을 높일 수 있어 좋다. 어떻게 하면 이런 블루오션 시장을 만들 수 있을까. 아직까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시장을 만든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정부는 최근 신성장동력으로 4개의 산업에 대해 후보군을 발표했고 특히 정보기술(IT) 산업의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뉴IT 전략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IT의 블루오션은 무엇일까.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하면서 소프트웨어는 돈을 주고 사야 하는 상품이라 규정하고 소프트웨어에 가치를 부여했다. 많은 사람들이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복제하는 단순 알고리즘이라고 생각할 때 그는 소프트웨어에 가치를 부여해 새로운 상품을 개발했다. 세계적인 검색엔진 기업인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위성 및 항공 지도 검색 서비스인 구글 어스를 도입하고 이 기술을 이용, 해당 지역의 회사로부터 광고를 받는 새로운 사업을 만들었다. 세계 첨단 IT 기업들은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도 다음 세대의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블루오션을 개척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려면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올 수 있는 방안이 신성장동력 전략에 포함돼야 한다. 정부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 이제 대한민국 산업은 이미 만들어진 선진 경쟁 기술을 흉내내는 리버스 엔지니어링에 기반한 상품 개발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신성장동력 창출을 추진하면서 신기술에 접목된 상품이 시장에 나왔을 때 기존 상품과의 경쟁에서 이기고 시장을 재편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응용 시나리오가 많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 애플사는 아이팟이라는 디지털 뮤직 플레이어를 시장에 내놓아 큰 성공을 거뒀다. 기존에 많은 음악 플레이어가 있었지만 아이팟은 경쟁 상품들을 물리치고 유명 패션 액세서리이자 디지털 뮤직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 애플사는 사용자가 아이팟을 인터넷에 연결해 음악을 살 수 있도록 했다. 애플사는 기존의 음반시장을 인터넷 안으로 이동시켰으며 사용자들이 인터넷에서 음원을 구입, 산책이나 조깅을 하면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이동 단말기로 아이팟을 구매하도록 했다. 대한민국은 ITㆍ자동차ㆍ조선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성장동력으로 자동차ㆍ조선 산업 등과 IT와의 융합을 꾀하고 있다. 차세대 자동차ㆍ유람선 등이 기술 융합 상품의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이들 융합 상품에 새로운 개념의 응용 시나리오를 접목하면 어떨까. 차세대 유람선을 타고 북극을 여행할 때 선장에게 빙하가 있는 위치를 슈퍼컴퓨터가 실시간으로 계산해 알려주고 객실에 있는 창문을 고화질 디스플레이로 만들어 창문에 아프리카 초원의 경치를 연출하는 등 승객이 즐겁고 안전하게 여행하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또 전자 거울에 여행자가 비치면 “얼굴 혈색이 참 좋아 보이시네요. 오늘 아침은 전복죽을 드시는 게 어떨까요. 오늘 코디가 잘됐는데 노란색 벨트를 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와 같은 의학ㆍ의상 등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비서 거울’이 있으면 참 신날 것 같다. 신성장동력을 성공적으로 추진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분석하고 기획하고 설계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배출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신성장동력 사업을 추진하면서 신기술을 설계하고 구현하는 기술 인력을 배출하는 일에 지원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제는 새로운 응용 시나리오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시장성 있는 응용 시나리오를 기획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전략적으로 키울 때다. 이를 위해 신성장동력 기술 분석, 기획, 설계, 구현 전문가들이 서로 만나 재미있는 토론과 실험을 같이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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