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적립식이 거치식 보다 더 낫네

주식형 펀드 수익률 비교해보니… 올들어 박스권 장세 지속… <br>각각 -0.92% -2.61% 기록


투자자 A씨는 지난해 12월 코스피지수가 한 달간 8% 넘게 오르는 광경을 목격한 후 마땅한 투자방법을 고민하다 올 초 국내주식형 거치식 펀드에 여윳돈 1,000만원을 납입했다. 일부 증권사들이 2010년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자 지금이라도 한 번에 많은 차익을 거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투자자 B씨도 재테크 방법으로 펀드투자를 택했다. 다만 준비된 목돈이 없었던 B씨는 매달 월급 중 200만원을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기로 마음먹고 매월 4일 자동이체를 통해 펀드를 매수했다. 그러나 이들의 예상과 달리 올 1월 중국발 긴축우려와 5월 남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졌고 코스피지수는 1,530~1,750선을 오르내리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결국 6일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년말(1,668.27)대비 1.1% 하락한 1,664.13포인트를 기록하며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 됐다. 지난 5개월간 높은 변동성 속에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한 증시상황 속에서 두 사람의 펀드 성적표는 어땠을까? 결과는 적립식 투자를 한 B씨의 승리로 나타났다. A씨의 평가금액이 974만원인데 반해 B씨는 991만원으로 손실 폭이 더 작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3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 상장지수펀드(ETF)포함) 거치식의 평균 수익률은 -2.61%를 기록했다. 반면 적립식펀드로 매월 4일 납입했을 경우 -0.92%의 수익률을 내며 거치식보다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펀드에서는 6%포인트 가까운 차이가 나기도 했다. 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중 가장 성과가 좋지 않았던 '삼성코덱스건설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의 경우 거치식과 적립식의 수익률은 각각 -25.46%, -19.93%로 5.53%포인트의 격차가 났다. 적립식 투자가 더 안전했다는 이야기다. 특히 적립식 펀드는 한꺼번에 목돈이 투입되지 않기 때문에 자금의 융통성까지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투자자 A씨는 최초 투자금 1,000만원이 5개월간 그대로 묶여있었지만 B씨의 경우 1월에는 200만원, 2월에는 400만원만 펀드계좌에 있었기 때문에 나머지 돈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던 셈이다. 임세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박스권 장세 속에서 거치식과 적립식펀드의 수익률이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기회비용까지 생각한다면 적립식이 더 유리하다"며 "거치식의 경우 시황 변동에 계속 신경을 써야 하는 만큼 적립식이 더 편안한 투자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거치식의 경우 추세적인 상승장에서 적립식보다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 손실 역시 크게 나타난다"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적립식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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