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이라크 반군 상대 공습 개시

철군 3년 만에 다시 개입 … 亞 증시 폭락 등 글로벌 금융시장 요동

코스피 23P↓ 2,030선 턱걸이… 환율도 장중 1,040원대 급반등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미군이 이라크에서 반군을 선별 공습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1년 이라크 전쟁 종료를 선언하고 완전히 철수했던 미국이 다시 이라크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폭락하고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와 금 등으로 자금이 몰리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새벽 발표한 성명에서 이라크의 이슬람 극단주의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ㆍ옛 ISIS)'의 공격으로부터 민간인 대량희생을 막기 위해 IS가 북부의 쿠르드자치정부(KRG) 수도 아르빌로 진격할 경우 미군이 공습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공습 결정은 IS가 이라크 아르빌의 턱밑까지 진격하면서 이 지역에 파견한 자국의 외교관 및 군사자문관 등이 즉각 위험에 빠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IS는 현재 아르빌에서 차량으로 30분 거리까지 진격한 상태다.


AP통신에 따르면 IS는 7일 KRG 군조직인 페시메르가를 몰아내고 이라크 최대 규모 댐인 모술댐을 장악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IS는 또 이라크 최대 기독교 마을인 카라코시를 비롯해 탈카이프·바르텔라·칼람레슈 등 기독교 마을을 장악했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 기독교 주민 10만여명이 피난길에 올랐으며 이라크 북서부에 거주하는 소수종파 야지디족 수만명도 IS의 살해 위협 때문에 고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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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이라크 피난민들에게 인도주의적 구호물품을 공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는 미군 수송기 3대가 이라크 북부 산악지대에 물과 식료품 등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이라크 군사개입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라크에 미군을 재파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군 최고사령관으로서 미국이 이라크에서 또 다른 전쟁에 말려들도록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케네스 폴락 선임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순수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라크 공습에 나서더라도 과거 이라크에서 철수한 것에 대한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 때문에 미군은 가능한 한 이라크에 개입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라크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증시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도쿄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454포인트(2.98%) 급락한 1만4,778.37에 마감했다. 국내 증시의 코스피지수도 외국인과 기관이 대거 매도하며 23.41포인트(1.14%) 내린 2,031.10에 장을 마쳤다. 대만·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증시도 하락세를 보였다. 국제 석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로 브렌트유(1.17%) 등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대신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달러화와 미국 국채, 금 등은 강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041원30전까지 급반등했다. 원·달러 환율이 1,040원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4월28일 이후 두달여 만이다. 이후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풀리면서 환율은 다시 하락해 1원10전 내린 1,036원50전에 마감했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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