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한 블루오션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최고경영자(CEO)인 은행장들이 블루오션 전략을 향후 은행 경영의 집중 추진사항으로 거론하면서 이에 대비한 조직개편까지 동반되고 있어 신상품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블루오션 전략의 추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목표를 ‘가치혁신’에 두고 대대적인 조직혁신 작업에 나섰다. 이를 위해 기존 경쟁구도 중심의 조직구조에서 벗어나 상품개발에서 일선 영업방식까지 경영 전반에 블루오션 전략을 적용할 수 있는 도입방안을 준비 중이다.
지난달 진행된 임원 워크숍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집중토론과 교육이 이뤄졌으며 행내 미래전략연구소를 이달 초 FSB(Future Strategy & Business development)로 명칭을 변경하고 가치혁신 전담자를 따로 배치했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블루오션 전략이 장기적으로 조직 전체적으로 확산돼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전 직원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교육 및 전파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우선 미개척시장 발굴을 통한 새로운 수요 창출을 목표로 신상품ㆍ신시장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대표적인 것이 현역장병을 대상으로 곧 출시될 ‘나라사랑 카드’라는 다목적 스마트카드다. 이 카드는 신분증과 현금카드 등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은행측에서는 육ㆍ해ㆍ공군 현역장병을 포함, 매년 26만명의 청년들을 신규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일은행은 기존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높지만 기존 신용대출 한도가 다 찼어도 추가 대출이 가능한 ‘셀렉트 론’을 지난달 18일부터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출시 당시 제1금융권에서 취급하기에는 고금리인 15~20%선에 이르는 금리 때문에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은행측에서는 신용도가 낮아 현금서비스나 고리의 제2금융권의 대출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겨냥한 상품이라며 신용대출 시장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한 상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출시 이후 4주 만에 359억원의 대출이 이뤄졌다.
조흥은행은 법원이나 학교ㆍ병원ㆍ시도금고 등 특수고객을 기반으로 한 특수영업에 핵심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중은행 중에는 유일하게 특수영업부를 운영 중이다.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으며 고객에 따른 세부 차별화 전략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안정적인 수익을 선호하고 동시에 삶의 질을 추구하는 50세 이상의 시니어층을 겨냥한 ‘KB시니어 웰빙통장’을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시니어층에 우대금리와 함께 1대1 주치의 헬스케어 서비스와 검진예약 대행, 검진료 할인 등의 건강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5월 정부당국이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과열양상에 대해 지적하자 초기감면금리(일명 미끼금리)를 폐지하는 등 자사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대폭 줄이는 대신 다른 은행이 관심을 덜 기울이고 있던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판매에 집중했다. 이 결과 지난 상반기에만도 8,000억원 이상을 판매함으로써 이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은 안정적 수수료 수입이 확보될 뿐 아니라 취급 후 주택금융공사로 자산양도가 이뤄지므로 연체에 대한 리스크도 낮아지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금융지주사의 장점을 살려 네트워크의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극대화하는 블루오션 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기업ㆍ중소기업ㆍ개인고객 등 다양한 고객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우리투자증권, 우리투신, 우리카드, 광주ㆍ경남은행 등 계열사 네트워크를 활용한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외환은행은 직장인 신용대출에 주력하고 있다. 외환은행의 직장인 신용대출은 대출기업의 대상 수가 무려 1,500여곳에 달한다. 대부분 은행들이 삼성전자나 SK텔레콤 등 일부 대기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신용대출에 주력하고 있는 것과 달리 그 대상 수를 대폭 늘림으로써 신용대출은 물론 교차판매에 집중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외국환 업무의 오랜 강점을 살려 국내 최대의 이민전담센터 운영은 물론 외국인 전용카드나 외국인 전용상담데스크 등 외국인 마케팅도 새롭게 개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