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홍현종의 글로벌 워치] 국제 금융시장 '6월 위기設'

"헤지펀드發신용경색 오나" 긴장<br>GM·포드사태로 수익률 추락·대규모 환매우려<br>파생상품 급증이 유동성 버블붕괴 가능성 높여<br>일부 "위기說과장" 주장속 안전자산 선호경향


『 국제 금융가에 6월 위기설이 돌고 있다. 글로벌 신용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특히 헤지펀드 위기설이 급속히 퍼지면서다. 국제 금융시장의 잠재 위험성에 대한 경고는 이어져 왔지만 최근의 상황은 그 보다 한단계 더 나간 일부 실제 상황의 형국이다. 위기설의 배경, 글로벌 신용 경색 가능성을 진단해본다.』
과도한 유동성으로 인한 국제금융시장의 잠재 위험성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부각된 건 지난해말. 이슈별 요인 중 한가지로 지목됐던 게 헤지펀드다. 갈수록 규모는 커지고 수익률은 떨어지면서 일시에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위기 때문이다. 그 헤지펀드에 실제 문제가 터지고 글로벌 신용 시장 전체의 경색 가능성이 급속히 확대된 결정적 계기는 지난달 미 제너럴모터스(GM)과 포드의 투기 등급 추락. 지난 1998년 신용파생상품 거래로 파산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사태 이래 지금의 시장 상황이 가장 나쁜 모양새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커지는 신용 시장 리스크=글로벌 신용 시장 불안의 요체는 2가지 측면이다. 신용 시장 자체의 취약성, 그리고 시장 상품 운용의 주요 주체인 헤지펀드의 위기 상황이다. 서로가 원인과 결과로 물려있는, 동전의 양면 같은 형국이다. 글로벌 신용시장의 문제는 우선 신용파생상품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점이 불씨다. 신용파생상품은 전세계적인 저금리기조와 고수익을 쫓는 추세에 힘입어 지난해는 전년비 무려 3배가 급증한 8조5,000억 달러의 발행 잔고를 기록했다. 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기업들의 금융상품 이용 증가와 운용자산 1조 달러인 헤지펀드의 급성장, 크레딧 디폴트 스왑(CDS)이나 부채담보부증권(CDO), 여신담보부증권(CLO) 같은 구조화 신용 상품의 폭발력을 감안할 때 기업 부도 등 자그마한 금융사고에도 그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이란 점이다. 이에 대한 국제금융계의 우려는 깊다. IMF,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에 이어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연방은행총재, 워렌 버핏 등 업계 거물들이 줄줄이 나서 CDO 등 신용파생상품 급증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혼란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그린스펀의 경우 리스크 헤지의 역할 때문에 파상 상품에 대해 그동안 우호적 입장을 보인바 있어 그의 발언은 시장에 무게감을 실었다. 관련 리스크가 정확히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연쇄적 반응 효과에 대한 부담이 무엇보다 우려감을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신용파생상품의 경우 은행 보험사 채권펀드 및 연기금 헤지펀드 등 다양한 투자가들이 상호 발행자 및 구매자 거래자로 연계돼 있어 사소한 문제가 연쇄 반응하며 걷잡을 수 없는 시스템 리스크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신용디폴트 프리미엄이 부상하며 신용버블 혹은 유동성 버블의 붕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위기 국면 헤지펀드=헤지펀드 위기설은 GM 사태 이후 지금까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도이치방크에 따르면 GMㆍ포드 사태로 인해 추정되는 헤지펀드와 은행권 손실액은 총 320억 달러. 그에 앞서 헤지펀드들의 지난 3ㆍ4월 실적은 이미 마이너스 수익률, LTCM 사태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상황이 나빠지며 원금을 까먹은 펀드들이 여기 저기서 속출하고 있다. 투자자 환매요청-자산매각-수익률추가하락-환매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 투자자들이 증거금 보전 요청(마진콜)이 급증하면서 자산 대거 처분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신용파생상품에 투자한 헤지펀드들의 타격이 크다. “헤지펀드가 사고치는 것은 시간 문제” 월리엄 도널드슨 미 증권거래위 위원장의 말은 헤지펀드들이 특히 대규모 레버리지를 기반으로 무리한 투자를 일삼고 있음을 우려한 말이다. 업계에 따르면 CDS 거래량의 경우 50~60%가 헤지펀드 몫이다. 따라서 업계는 헤지펀드와 파생상품을 축으로 한 이 같은 신용시장의 불안을 새로운 초대형 위기의 전조로 진단하고 있다. ▦6월 위기설 논란…부각되는 안전자산 선호 경향=6월 위기설의 근거는 헤지펀드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이 난 지난 5월 월간 보고서에 접하게 될 경우 이 달부터 대규모 환매에 나서며 자금 이탈 러시를 이룰 것이란 예상에서 출발한다. 헤지펀드의 캐리 트레이드를 중심으로 주식, 회사채 시장, 나아가 파생상품 시장이 상호 긴밀히 연계된 가운데 이후 포지션 재조정 과정에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이 어떠한 형태로든 급격한 변동성을 연출할 가능성은 근거 있는 말이다. 그러나 헤지펀드 위기설과 신용 경색에 대한 우려가 다소 과장됐거나 일시적이라는 견해도 있다. 최근 상황은 구조조정의 일환이며 일부 펀드가 파산하더라도 금융권 전체 위기로는 이어지지 않을 거란 말이다. 오히려 적절한 충격과 조정을 거쳐 시장 구조가 단단해지면서 결국 시스템 차원의 리스크가 축소될 것이란 주장이다. 한편 이 같은 상황 전개에 따라 리스크에 대비하려는 안전자산 선호(flight to safety) 경향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실제 최근 들어 금융자산보다는 실물자산, 금융자산 내에서는 헤지펀드 등 각종 펀드보다는 금융기관 예금, 이머징 마켓보다는 선진권 등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럴 경우 또한 최근의 달러 약세 추세와는 별개로 안전통화로서의 달러화 선호도가 높아지며 글로벌 약달러 기조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지금 글로벌 신용 시장 상황이 특히 어렵게 돼가는 건 미 FRB의 긴축 선회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붕괴 리스크, 또한 글로벌 불균형 등 세계 경제의 제반 문제들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데 있다. 이 같은 리스크간 상호 작용,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개연성이 우리가 우려하는 바다. 각국이 서둘러 헤지펀드들에 대한 규제에 나서고 있지만 사태 수습에는 한계가 따를 수 밖에 없다. 6월이 아니더라도 리스크는 이월(移越)되며 세계경제성장의 큰 짐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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