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10월17일] 제1차 오일쇼크

원유가격이 배럴당 70달러를 오르내리면서 3차 오일쇼크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고유가는 가뜩이나 움츠린 우리 경제의 발목과 뒷덜미를 잡고 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로서는 기름값이 오를 때마다 진짜 쇼크 먹을 정도로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이미 세계경제는 1973년, 1978년 두 차례의 오일 쇼크(석유파동)를 겪었다. 제1차 오일쇼크는 1973년 10월6일 발발한 중동전쟁(아랍과 이스라엘의 분쟁)이 석유전쟁으로 비화하면서 시작됐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주축으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1973년 10월17일 유대교 명절인 욤 키푸르를 기해 석유금수조치를 발표했다. OPEC은 회원국의 산유량을 23% 줄이고 미국 등 이스라엘 지원국가에는 원유를 공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스라엘이 1967년 전쟁으로 점령하고 있는 지역에서 철수할 때까지 원유생산량을 줄이고 판매제한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원유가도 배럴당 3달러로 인상했다. 이듬해 1월 원유가는 배럴당 11.56달러로 단기간에 4배 가까이 뛰었다. 당연히 세계 각국의 경제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제품생산량이 줄어들고 가격이 올라 불황과 인플레이션이 닥쳤다. 미국은 자동차 제한속도를 80㎞ 이하로 낮췄고 영국은 주3일 근무제를 실시했다. 국내 상황은 심각한 정치상황과 맞물려 더욱 심각했다. 학교는 조기방학에 들어갔고 전기료는 8%에서 40%까지 뛰었다. 이듬해 3월 OPEC은 석유금수조치를 해제했지만 상처는 심했다. 국내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줘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리고 물가를 상승시켰다. 개발도상국의 물가는 무려 32%나 올랐다. 비로소 자원민족주의가 세계사 전면에 강력하게 부상하는 순간이었다. /박민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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