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자본시장 육성해 내수침체 돌파를

오성진 <현대증권 포트폴리오 팀장>

내수침체 상황이 3년째를 맞으면서 IMF 경제위기 때보다 살기 어렵다는 한숨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한국경제는 지금 “시간이 지나면 좀 나아지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과 달리 구조적 불황 속에 빠져 있다. 그 원인은 고령화 문제와 가계자산의 지나친 부동산 집중 때문이라고 본다. 그 대안은 규제완화를 통한 자본시장의 육성일 수밖에 없다. 베이비붐 세대인 40대가 경제활동의 주체에서 소비주체로 전환되면서 우리 사회는 고령화가 급격히 진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 생산성 하락 및 소비감소로 내수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이 같은 ‘구조적 변화(Tectonic Shift)’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가계자산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실물자산 비중이 80%대를 넘는 반면 금융자산 비중은 18%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동산시장 침체로 부동산 가격하락, 대출이자 부담 증가, 소비감소 등의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 더구나 금융자산의 60%가 수익률이 낮은 은행 예금에 묶이면서 소비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계금융자산을 저수익에서 고수익 구조로 바꿔야 한다. 국내에서 자산소득을 늘릴 수 있는 곳은 자본시장이 유일하다. 자본시장도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부실기업 퇴출, 공정공시제도 정착, 펀더멘털 투자의 정착 등으로 거래 안정성을 확보하는 한편 자사주 매입, 배당금 확대 등 주주위주의 경영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주식투자의 기본인 배당수익률이 국고채 수익률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면서 매력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 국내 투자가들이 증시를 외면하는 동안 외국인은 배당으로 매년 5조원을 가져가는 등 과실을 따먹고 있다. 추가적인 국부유출을 막기 위해라도 장기 안정적인 투자처로 자본시장을 육성해야 한다. 그 지름길은 공정한 룰에 의한 경쟁이다. 자본시장에 대한 규제는 과감히 풀고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 및 감독 강화로 풀어나가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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