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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금빛 '손'짓… 요정, 여왕 되다

■ 손연재 亞선수권 리듬체조 개인종합 우승<br>4종목 합계 72.066점 한국 선수 사상 첫 쾌거<br>약점 곤봉서 18점대 유지 일찌감치 금메달 예약해<br>8일 전종목 메달 도전

'체조 요정' 손연재(19ㆍ연세대)가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초로 아시아선수권을 제패했다.

손연재는 7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2013리듬체조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종합 결선에서 후프와 볼, 곤봉, 리본 네 종목 합계 72.066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는 70.599점을 받은 우즈베키스탄의 자밀라 라크마토바. 한국 선수가 아시아선수권 개인종합에서 우승하기는 손연재가 처음이다. 종전 최고 성적은 신언진과 신수지가 각각 지난 2006년과 2009년 기록한 동메달이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개인종합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손연재는 지난해 런던올림픽 5위에 이어 이번엔 아시아를 정복했다. 불과 3년 만에 세계 리듬체조를 대표하는 강자로 자리매김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과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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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개인종합 예선 전체 1위로 이날 15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한 손연재는 첫 종목인 후프에서 18.033점의 높은 점수를 받으며 일찌감치 금메달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어 볼에서는 네 종목 중 가장 높은 18.267점을 얻었고 곤봉에서도 18점대(18.133점)를 유지했다. 곤봉은 예선에서 다소 실수가 있었던 종목인 데다 손연재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돼온 종목이었지만 결선에선 이렇다 할 실수 없이 연기를 마치며 금메달을 예약했다. 파트리치오 부안느의 '벨라 벨라 시뇨리나'에 몸을 실은 손연재는 전날 17점대를 받았던 아쉬움을 깨끗이 날려버렸다. 이제 마지막 리본에서 16.167점 이상만 받으면 금메달이 확정되는 상황. 손연재는 그러나 연기를 시작하자마자 리본을 떨어뜨리는 실수로 아찔한 실수를 맞았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남은 연기를 이어간 손연재는 17.633점을 획득하며 넉넉하게 금메달을 움켜쥐었다. 손연재는 8일 열릴 종목별 결선에서 전종목 메달에 도전한다.

이 대회 뒤 귀국해 국내에서 갈라쇼로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 손연재는 7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릴 하계유니버시아드에 나간다. 이후 8월엔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벌어지는 대망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노린다.

2008베이징올림픽 12위에 올랐던 신수지가 은퇴하면서 한국 리듬체조는 다시 침체 우려를 맞았으나 주니어 시절부터 유망주로 주목 받았던 손연재가 있었다. 손연재는 시니어 무대에서도 기대에 부응했다. 2010년 시니어 무대에 데뷔하자마자 국내 랭킹 1위에 오르더니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낸 것이다. 아시안게임 개인종합 메달은 손연재가 처음이었다. 올 시즌은 바뀐 규정 탓에 적응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손연재는 이 같은 예상도 보기 좋게 깨버렸다.

손연재는 이번 아시아선수권 직전엔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에서 종목별 메달을 연거푸 획득하며 아시아선수권 우승 전망을 밝혔었다. 리스본 월드컵 볼 종목에서 동메달을 땄고 페사로 월드컵에서도 한국 선수 최초로 리본 종목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이어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한 소피아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추가하며 기세를 올리더니 민스크 월드컵에선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멀티 메달'을 손에 넣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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