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9월 10일] 풍력발전에 대한 오해와 진실

세계는 농업혁명ㆍ산업혁명ㆍ정보혁명을 거쳐 환경혁명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환경을 무시한 채 오로지 경제발전에 매진했던 지난 세기의 부작용으로 인류에게 돌아오는 지구 곳곳의 환경재앙을 목격하면서 경제성장도 환경보호와 함께 이뤄져야 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시대라고 하겠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한 각국의 정상들은 도야코 G8 정상회담에서 전례 없이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온실가스 감축안에 합의했으며 환경문제가 가장 심각한 국가 중 하나인 중국도 베이징올림픽에서 ‘과학’ ‘인문’ ‘환경’을 아우르는 친환경 신에너지 기술이 총동원된 경기장 시설들을 선보임으로써 중국이 더 이상 환경 후진국이 아니라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이러한 세계적 동향에서 볼 수 있듯이 인류발전의 원동력이었던 석탄과 석유 에너지가 이제는 환경파괴의 주요인으로서 적게 쓰고 궁극적으로 버려야만 하는 에너지로 인식됨에 따라 이를 대체할 새로운 친환경 에너지를 찾고자 하는 노력이 세계 각국에서 일고 있다. 우리 정부도 그 중요성을 인식, 이명박 대통령이 8ㆍ15 경축사를 통해 현재 2%에 불과한 신ㆍ재생 에너지 사용비율을 오는 2030년에는 11% 이상, 2050년에는 20% 이상으로 높이도록 총력투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특히 다양한 신ㆍ재생 에너지 가운데 풍력발전은 지난 6년간 발전기 보급이 연평균 24%씩 증가하면서 신ㆍ재생 에너지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풍력발전에 대한 몇 가지 오해가 있다. 첫째, 풍력발전은 바람이 불지 않으면 전력생산이 중단된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아무리 거대한 풍차를 만들어도 바람이 불지 않으면 전력을 생산할 수 없고 태풍이 불어도 마찬가지다. 즉 알맞은 바람이 계속 불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의 기술발전으로 이러한 문제는 대부분 해결됐다. 둘째, 풍력발전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육상 풍력발전의 발전단가는 일반 석탄화력발전과 가스복합발전의 중간 정도이며 화석연료들의 환경비용까지 고려하면 경제성은 더욱 높다. 현재 풍력발전의 출력을 높이기 위해 풍차의 크기를 계속 키우는 연구를 하고 있는데 출력증가는 발전단가를 낮춰 풍력발전의 경제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면 영국의 핀드혼 생태마을은 생산된 전력의 40%를 전력회사에 판매할 정도로 풍력발전의 이용이 활발하다. 우리나라도 제주도 한경풍력단지에 지난해 말 아시아 최대 규모인 3㎿급 발전기 5대를 만들었는데 연간 56㎿의 전기를 생산해 이산화탄소 3만4,000톤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풍력발전은 소음과 저주파에 의한 생태적ㆍ환경적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풍력발전이 화석연료나 원자력과 달리 열공해, 대기오염, 방사능 누출과 같은 문제가 없어 친환경 발전방식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소음과 저주파를 발생시킨다. 그러나 다행히도 1㎿급 이상의 풍력발전기 소음도 200m만 떨어지면 조용하다고 느낄 정도로 낮고 저주파도 풍력발전기로부터 100m만 떨어지면 무해하다는 독일의 연구 결과가 있다. 넷째, 풍력발전기는 거대한 구조물로서 자연경관을 해친다는 것이다. 물론 풍력발전기는 통상 풍차의 직경이 80m, 탑 높이가 100m에 달하는 거대한 구조물이지만 설치장소만 잘 선택한다면 다른 이에게는 웅장함을 느끼게 해줄 수도 있다. 네덜란드와 독일의 바닷가에 세워진 수많은 풍력발전기의 회전 모습은 장관을 이뤄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됐다. 제주도의 한경풍력단지도 관광제주의 한 자원이 되기도 한다. 물론 풍력발전도 다른 에너지원과 마찬가지로 단점과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를 갖고 있다. 하지만 다른 에너지원과 비교하면 사소하다. 이제는 풍력발전이 우리에게 에너지 자립과 지속적 성장, 나아가 에너지 강국의 길을 열어줄 기술 분야임을 확신하고 세계 최고의 풍력에너지 기술 확보에 매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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