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거래가 뚝 끊기면서 서울 강남지역을 무대로 한 대출모집인들이 휴업 상태를 맞고 있다. 금융기관에 이어 대부업체까지 한도를 낮추고 건수를 제한하는 등 대출이 까다로워지면서 아파트 주변에 붙어 있던 대출 모집 광고도 크게 줄었다. 2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에 소속된 대출 모집인 수는 지난해 6월 3,700여명에서 11월 4,150명, 지난 22일 4,856명으로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대출 모집인도 지난해 상반기 546명, 하반기 697명이 신규로 등록하는 등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대출 모집인도 크게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11ㆍ11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부동산 거래가 끊기고 대출 모집인의 실적도 급감했다. 장사훈 국민은행 대출모집인은 “올해 대출 건수나 금액이 지난해 말의 20% 수준도 안된다”며 “이런 상황이 3~4개월 지속될 경우 중도 탈락하는 모집인이 많아질 것”으로 우려했다. 아파트 가격이 보합 또는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은행ㆍ저축은행 등 제도권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대부업체도 대출조건을 강화했다. 외국계 대부업체인 페닌슐라캐피탈은 담보인정비율(LTV)을 100%에서 80% 이하로 낮추고 1인당 대출건수를 1건으로 제한하는 등 대출조건을 한단계 높였다. 대출모집인인 신태균 팀장은 “페닌슐라캐피탈 등 대부업체가 대출한도를 시세의 80% 수준으로 줄이고 이자도 연12% 수준으로 높였다”며 “서울 지역의 대출 문의는 거의 없고 신도시에 분양받은 분들의 중도금 납부 자금이나 사업자금 대출을 받기 위한 문의만 간간이 온다”고 전했다. 부동산 거래가 줄고 대출도 까다로워지면서 담보대출 광고도 자취를 감췄다. 박현석 압구정동 현대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올들어 가격이 15% 이상 떨어지면서 매수를 하겠다던 고객들이 바닥을 볼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으로 바뀌었다”며 “대출을 알선해달라는 대출모집인이나 은행원의 발길도 끊겼다”고 한숨을 쉬었다. 대출모집인 신광수씨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대출광고를 중단했다”며 “지금은 대출조건이 까다로워져 금융기관에 대출을 알선해도 거절되는 경우가 많아 힘들다”고 답했다. 한편 인터넷에 허위ㆍ불법 대출광고를 하던 업자들이 대거 적발됐다. 금융감독원 사이버감시단은 2일부터 18일까지 345건의 허위ㆍ과장ㆍ불법 대출 광고를 적발해 이중 181건을 수사기관 등에 통보했다. 이들 중에는 제도권 금융기관의 대출을 중개해주는 것처럼 광고한 뒤 실제로는 대부업체의 고금리 대출을 소개해준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