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증권투자 실패 주요인
부풀려진 기업실적 전망이 주요인
올 한해 증권 투자자들을 가장 울게 만든 것은 기업들의 부풀려진 실적 전망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이 같은 잘못된 전망은 투자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MSNBC는 25일 올해 투자자들의 지갑을 텅 비우는데 기여한 대표적인 사례들을 뽑아 보도했다.
우선 정보통신(IT)마이크로스트레터지. 이 기업은 기술주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던 올 3월, 올 말까지의 수익 전망으로 예년의 평균 2년치 수익과 맞먹는 수치를 제시했다. 그러나 곧 이 회사의 주가수익비율은 약 3배로 뛰었고 주가는 최고점이던 333달러에서 현재 약 1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벨기에에 본사를 둔 음성인식 기술업체 L&H도 올해 제2의 마이크로소프트로 불리며 급성장하던 기업. 그러나 한국 부문의 매출에 문제가 있다는 혐의를 받기 시작하고 약 2년 반 가량 기업이 회계처리를 투명하게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L&H는 나스닥에서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이 같은 기업 자체의 문제 외에 사회적인 분위기도 투자자들의 재산을 감소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 기업 가치보다 높은 투자등급을 매기던 애널리스트들과 증권 거래인들을 긍정적으로 다루고 있는 영화와 드라마들 때문에 투자자들은 증권 투자에 조심성을 잃었다. 인터넷 기업에 투자하면 무조건 돈을 벌 수 있다는 식의 분위기도 투자자들을 그릇된 방향으로 이끌었다.
물론 투자자가 스스로를 파멸로 이끈 사례도 많다. 올 초 잘못된 루머로 올 8월 거래가 중단됐던 에뮬렉스. 이 기업에 대한 혐의는 나중에 밝혀졌지만 제대로 조사해보지도 않고 루머에 보유 주식을 팔아버린 투자자들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투자 실패의 원인을 스스로 돌아보지 않는 자세가 가장 위험하다고 MSNBC는 지적했다.
최원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