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美感 충족에 투자실속까지…미술품 수집 '新재테크'로 각광

시장저변 확대로 수요 해마다 늘고 최근 수익률도 주식투자보다 높아<br>가격 불투명 묻지마투자는 금물…초보 컬렉터는 '아트 뱅킹' 이용을


美感 충족에 투자실속까지…미술품 수집 '新재테크'로 각광 시장저변 확대로 수요 해마다 늘고 최근 수익률도 주식투자보다 높아가격 불투명 묻지마투자는 금물…초보 컬렉터는 '아트 뱅킹' 이용을 최원정기자 abc@sed.co.kr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는 K씨는 틈틈이 베트남 작가의 작품 몇점씩을 사두었다가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갖고 들어온다. 지인들 가운데 웃돈을 주고라도 베트남 작품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K씨는 “무조건 다 사줄 테니 현지에서 괜찮은 작품을 보면 가격에 구애받지 말고 사달라는 주문이 늘고 있다”며 “사업상 두세차례 한국을 방문하는데 미술품 구매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서양에서는 부자들의 마지막 취미가 미술이라는 얘기가 있다. 음악이나 영화 같은 다른 예술 장르와 달리 미술은 그 독점성 때문에 더욱 매력적이다. 그림은 전시하지 않는 이상 소장 순간 온전한 ‘자기만의 것’이 된다. 최근 국내에서도 그 매력에 빠져들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미술은 감상의 즐거움과 소장의 즐거움에 더해 그림 값이 오르는데 따른 투자의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어 ‘품격있는’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투자가치에 주목하라=뉴욕대 경영대학원의 지앙핑 메이와 마이클 모제스 교수가 미술품의 가격상승률 추이를 분석해 개발한 ‘메이모제스 지수’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미술품의 연평균 수익률은 10.5%다. S&P500지수의 연평균 수익률인 10.9%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5년간의 미술품 수익률은 주가 수익률을 상회했고, 특히 작년에는 14.52%를 기록해 4.91% 상승하는데 머문 S&P500지수보다 3배 가량 높은 성적을 거뒀다. 국내 미술시장도 호황을 맞고 있다. 이우환의 작품 가격은 지난 2001년에 비해 200% 가량 상승했다. 또 국내 미술시장의 대표적인 ‘블루칩’으로 일컫는 박수근, 김환기 작품도 같은 기간 150% 이상 올랐다. ◇미술품 투자에도 개미가 있다=미술품 투자는 흔히 생각하듯 부자들만의 잔치는 아니다. 주식시장에 개미가 있듯 미술 시장에도 비싸지 않은 소품이나 신진작가의 작품 위주로 구매하는 소액투자자들이 있다. 젊은 작가의 작품은 10호(53㎝~33.4ㆍ40.9ㆍ45.5㎝) 정도의 경우 200만~50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식견이 있다면 ‘저평가 우량주’를 고르는 재미도 있다. 최근 해외 미술시장은 고가의 작품보다 중저가 작품의 가격상승률이 더 높게 나타나는 추세다. 미술시장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수요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일부 인기작가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이뤄졌던 국내 미술시장도 올 상반기 처음으로 가격대가 낮은 작가들이 작품이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보다 큰 폭의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옥션이 30세 안팎의 젊은 작가 위주로 운영하고 있는 ‘커팅 엣지’가 100%의 낙찰률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한다. 최근에는 젊은 수집가 중심의 모임도 생기고 있다. 매달 적금 붓듯 여유돈을 모아 원하는 작가의 작품을 함께 구입하거나 유망하다고 평가하는 작가를 지원하는 것이다. 또 뜻이 맞는 친구들끼리 정기모임을 만들어 함께 작품을 공부하고 가치 상승이 잠재력이 큰 작품이 나오면 과감하게 구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묻지마 투자’는 위험하다=미술품 투자도 주식투자와 마찬가지로 리스크가 있다. 10억을 주고 산 그림이라도 시장의 변화에 따라 1,000만원으로 떨어질 수 있고, 위작으로 판명될 경우 상품 가치 자체가 사라져버린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안목을 기르는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경매회사인 서울옥션과 K옥션이 경매에 앞서 갖는 프리뷰 기간을 적극 활용하고, 틈날 때마다 갤러리를 찾아 그림 공부를 하라는 것이다. 또 처음에는 한달 월급 이내에서 구매를 시도할 것을 권한다. 특히 국내 미술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정보가 풍부하지 않고 가격 형성도 해외에 비해 불투명하다. 그림값이 공개되는 미술전문지를 ‘아트프라이스’를 참고하고 경매회사의 사이트에서 가격 정보를 꼼꼼하게 챙겨보는 것도 방법이다. ◇초보 컬렉터, 금융권 서비스를 활용하자=이제 막 미술 수집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면 최근 은행권이 선보이는 ‘아트뱅킹’ 서비스를 활용할만하다. 아직 국내 금융권은 미국이나 영국의 금융사들처럼 전문적이고 개별적인 미술 컨설팅 서비스나 예술품 관련 대출 서비스를 선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각 은행들은 프라이빗뱅커(PB)를 중심으로 화랑과 연계해 미술시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초보자들이 안목을 키우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은행중 미술시장에 깊은 관심을 갖는 곳이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다. 국민은행은 ‘골드앤와이즈아트페어’라는 이름으로 PB 17개 지점에서 기획전시를 시작했다. 각 지점마다 테마를 정해놓고 있어 각 장르나 주제에 따른 그림의 흐름을 읽는데 도움이 된다. 하나은행은 관계사인 K옥션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VIP 고객을 위한 미술품 관련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 초에는 영국 파인아트펀드의 필립 호프만 CEO를 초청해 아트 컨퍼런스를 열기도 했다. 외환은행도 최근 평창동 지점에 가나아트갤러리의 협조로 로즈갤러리를 열고 작품을 전시중이다. 그림 자체보다 그 투자가치에 더 주목한다면 최근 굿모닝신한증권이 선보인 미술품 펀드도 추천할만하다. 한국과 중국등 아시아 유명 작가들의 작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서울명품아트사모1호펀드’는 가입금액 1억원 이상으로 자산의 95%를 표화랑이 선정한 미술품에 투자해 이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국민은행 PB센터의 신재오 부장은 “2~3년후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고객들에게 미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아직은 국내 미술시장이 불투명하고 제반 여건이 충분치 않아 본격적인 투자 서비스 제공이 어렵지만 미술시장이 커지는 만큼 수년내에 아트 펀드 뿐 아니라 본격적인 미술 관련 서비스 제공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6/09/2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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