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웰빙먹거리 가을 유혹] '헬프(Healthy+Premium)족' 입맛 잡아라

건강한 삶 위해서라면 그 무엇도 아깝지 않은 그들<br>힐링 발효유·지방 적은 과자<br>무농약 농산물 사용 호빵 등<br>업계 건강식품 마케팅 잇달아


가을이 깊숙이 다가왔다.

유난히 무덥던 여름을 뒤로 하고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식욕도 왕성해지는 시기다. 가을에 식욕이 늘어나는 것은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변화된 신체 작용 때문이다. 추운 겨울을 대비하기 위해 영양분을 미리 축적하려고 우리 몸이 반응하는 것. 인류 역사의 경험이 고스란히 몸에 배인 본능인 셈이다.


가을은 식욕을 부려도 좋은 계절인 만큼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높다. 최근 이른바 '헬프(Healthy+Premium)족'들이 늘면서 건강과 품질을 모두 잡는 '일석이조' 상품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헬프족은 건강한 삶을 위해 고급 식료품과 다양한 프리미엄 생활을 즐기는 소비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식품업체들도 '헬프 음식'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헬스(Healthy)=우선 '건강'을 앞세운 식품들의 판촉경쟁이 뜨겁다.

한국야쿠르트는 '힐링 발효유' 세븐(7even)으로 헬프족 잡기에 나섰다. 세븐은 아기의 장에서 선별한 7가지 프로바이오틱스를 포함, 장 환경 개선을 돕는 새로운 유산균 발효유다. 야쿠르트 에이스와 야쿠르트400 이후 12년 만에 출시한 최고 기술력의 액상 발효유라는 게 야쿠르트의 설명이다. 야쿠르트는 세븐을 통해 액상 발효유시장을 선도해나갈 계획이다.

간식거리인 과자 중에는 지방 함량이 적은 '농심 수미칩'이 인기다. 수미칩은 국내산 감자 품종인 수미감자만을 사용, 국내 유일의 연속식 진공 저온방식 기술로 탄생한 제품이다. 일반 감자칩보다 지방 함유량이 20~30%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트랜스지방이나 콜레스테롤ㆍ당류가 포함되지 않아 저칼로리 맥주와 함께 마시면 살찔 부담은 덜 수 있어 소비자의 반응이 뜨겁다.

◇이지(Easy)=손쉽고 간편하게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는 제품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의 국내 최초 천연 조미료 다시다가 출시 37년 만에 선보인 새로운 조미료 형태인 젤 타입의 '다시다 육수명가'가 대표적이다. 상품은 화학적 첨가물을 일체 넣지 않고 가정에서 끓이는 방법 그대로 엄선된 사골을 8시간 이상, 쇠고기와 야채를 5시간 이상 푹 고아 맛을 낸 육수에 신안 천일염으로 간을 해 농축시킨 것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끓는 물에 '다시다 육수명가' 한 개를 넣고 1~2분 정도 끓이면 맛 좋은 진한 육수가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동원F&B는 업계 최초로 '초고압 공법'을 이용한 제품 연구를 통해 내놓은 즉석밥 쎈쿡으로 헬프족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초고압 공법'이란 식품에 순간적으로 강한 압력을 가해 식품의 신선도나 맛ㆍ색감 등을 보다 나은 상태로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한 '쎈쿡'은 즉석밥시장의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즉석 잡곡밥류의 성장 가능성을 발 빠르게 포착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업계 최초로 간식용 즉석밥인 '쎈쿡 맛있는 찰진약밥'을 출시해 즉석밥의 용도를 식사용에서 간식용으로 넓혔다. 최근에는 아예 쌀밥 중심에서 잡곡밥 중심으로 제품 라인을 증설해 잡곡밥시장 주도를 위한 포석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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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식품의 카누는 원두커피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만들어 고객의 호응을 얻고 있는 케이스다.

간편 간식으로는 롯데제과의 빼빼로를 빼놓을 수 없다. 특유의 맛과 모양으로 29년째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1억4,500만개나 팔렸다. 국민 1인당 3개꼴이다.

◇에이징(Aging)=나이가 들수록 건강에 대한 욕구는 더 커지는 법. 특히 50대 이상 여성 사이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런 수요를 발 빠르게 포착한 CJ오쇼핑은 40~50대 여성들을 위한 건강기능식품 '백수오시크릿'을 내놓았다. 10월3일 첫 판매방송에서 4억원어치의 주문을 받았다. 이는 예상 수치보다 1.5 배 높게 나온 것이다. CJ오쇼핑은 백수오시크릿 판매방송을 더 늘려 편성할 계획이다.

◇로컬(Local)=헬프족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식품 재료도 지역에 맞춰 엄선하고 있다.

호빵으로 유명한 삼립식품은 헬프족 수요를 감안해 친환경ㆍ무농약 우리 농산물을 사용해 만든 호빵을 최근 선보였다. 국내산 단팥을 넣은 '우리밀 국산 단팥 호빵'과 전남 함평군 특산품인 호박을 재료로 한 '우리밀 함평 호박 호빵' 등이다.

삼립식품 관계자는 "웰빙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의 수미칩은 국산 감자를 100% 사용하고 센쿡 역시 국산 쌀을 원료로 하고 있다.

◇프리미엄(Premium)=상품 고급화를 위한 작업도 활발하다. 빙그레의 아카페라는 맛과 품질을 오래 보존할 수 있는 무균충전시스템 설비를 구축해 생산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세븐은 영국의 세계적인 팝일러스트레이터 산드라 이삭슨과의 협업 통해 고급스럽고 차별화된 용기 디자인을 적용해 고객의 호응을 유도하고 있다.

현지산 고급 원료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경우도 있다. 중남미 지역 원두를 사용하는 롯데칠성음료의 칸타타와 빙그레의 아카페라, 동서식품의 카누가 좋은 예이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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