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의 주간연속 2교대제의 시작은 4일 오전 첫 출근조. 1조는 오전 6시50분에 출근해 오후 3시30분에 퇴근한다. 2조는 오후 3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30분까지 일한다. 1조가 8시간, 2조가 9시간을 각각 일하는 것이다.
근무형태가 기존 주ㆍ야간 2교대(10시간+10시간)에서 주간연속 2교대(8시간+9시간)로 전환되면 직원 1인당 하루 근로시간이 10시간에서 8.5시간으로 줄어든다. 1인당 연간 근로시간도 종전 2,127시간에서 1,897시간으로 230시간 줄어드는 셈이다. 또 업무 시간과 휴식시간 등을 조정하고 잔업을 통상 하루(2개조 기준) 4시간에서 1시간으로 대폭 줄임으로써 밤샘근무도 폐지하게 됐다.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으로 현대차의 생산능력은 줄어들게 된다. 주간연속 2교대제에 따른 현대차의 생산량 감소분(울산ㆍ아산공장)은 18만5,000대. 이를 만회하기 위해 현대차는 시간당 생산대수(UPH)를 종전 402대에서 432대로 높였다. 휴게시간과 조회시간 등을 조정해 작업시간을 확보해 생산량을 확보할 요량이다. 근무시간이 줄어든 대신 노동강도를 높이고 자투리 작업시간을 활용해 생산량을 확보하는 것. 현대차는 완전한 주간연속 2교대의 도입을 위해 3,000억원을 투입해 생산설비까지 확보했다.
노사 모두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에 긍정적이다.
현대차는 지난 1월 2주일간의 시범운영 후 "생활의 변화에 많은 직원들이 상당한 만족감과 기대감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밤에 자고 낮에 일하게 될 수 있어 더욱 건강해진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며 "늘어난 여가시간은 각종 취미와 문화활동, 자기계발로 삶의 질 변화 여건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노조도 "10년 논쟁의 종지부를 찍고 드디어 주간 2교대를 전면 시행한다"며 "인간답게 건강하게 일하고 노동하자고 결단했고 앞으로도 꼼꼼하게 챙겨 주간 2교대를 완성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장의 근로자들도 주간연속 2교대제 시범실시 후 "피로감이 크게 줄었다"는 반응이다.
현대차 협력업체들도 완성차 업체의 주간연속 2교대 도입에 맞춰 1년 정도의 유예기간을 두고 2014년 3월까지 순차 시행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으로서의 어려운 현실여건을 극복하고 제도 시행에 보조를 맞추기로 한 것이다.
문제는 남아있다. 주말 특근 방식을 놓고 노사는 여전히 이견차를 보이고 있다. 노조는 주말 특근만큼은 다시 밤샘근무(토요일 오후 5시~익일 오전 8시)를 하겠다고 요구하고 있다. 주말 특근 시 수당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주간연속 2교대 방식로 주말 특근을 하게 되면 임금 보전이 어렵다. 이로 인해 노사간 막판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사간 조율을 통해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상인들도 한숨을 내쉬고 있다. 근로자들이 낮에 퇴근하거나 새벽에 귀가하기 때문에 대부분 곧장 집으로 향하면서 주변 상가들이 매출 타격을 입기 때문. 지난달 시범기간 실제로 매출감소를 체험했다. 울산 북구청도 주간연속 2교대제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용역을 의뢰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인근의 한 상인은 "종전에는 저녁이나 아침에 귀가하면서 음식점, 술집을 찾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변했다"며 "일부 상인들은 다른 직종이나 상점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