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서바이벌 게임`을 벌이고 있는 신용카드사들은 카드 대출규제와 적기시정조치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의 경제장관간담회 소식에 전해지자 희색이다. 올 상반기 내내 연체율 인하전쟁을 벌였던 카드사들은 단기 채권의 급격한 대출회수를 자제하고 현금대출을 좀 더 늘릴 수 있는 융통성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손해를 보면서까지 부실채권을 무리하게 매각하지 않아도 돼 재무구조를 개선할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된다. 이에 따라 이용자 입장에서는 카드사가 정상적인 현금 대출과 대환 대출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여 급격한 대출회수로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악순환이 일단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대환대출 제외로 현금대출비중 5%포인트 떨어져=현금대출과 신용판매비중을 50대50으로 맞추는 제도는 지난 2002년7월 도입됐다. 마구잡이식 카드발급으로 신용카드사들이 본연의 업무인 신용판매보다는 손쉽게 영업실적을 늘릴 수 있는 현금서비스 등 현금대출에 주력하다 보니 카드빚이 눈덩이처럼 증가하자 현금대출비중을 절반으로 제한한 것. 50% 준수시한은 2004년이지만 2002년 2분기 무려 70.1%에 달하던 현금대출비중은 올 6월말 현재 67.9%로 좀체 떨어지지 않고 있다. 카드사들이 빚독촉을 하고 현금대출을 아무리 줄여도 소비위축에 따라 신용판매가 늘지 않지 않기 때문이다
박재식 재정경제부 비은행제도과장은 “정해진 시한대로 현금대출비중을 맞추려면 1년동안 20조원의 현금대출을 줄여야 하고, 이 경우 3개월미만 정상채권도 회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4ㆍ3 신용카드대책`때 준수기한을 2005년으로 1년 연장했으나 신용판매 증가율이 경상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보여 부득이 3년을 연장했다”고 설명했다. 현금대출비중을 계산할 때 대환대출(기존 빚을 갚도록 다시 대출)을 제외되면 현재 67.9%인 현금대출비중은 63%로 5%포인트 내려가게 된다고 재경부는 설명했다.
◇대환(貸換)대출 늘고 신용불량자 감소할 듯=카드사들이 현금대출 비중을 축소할 시한적 여유를 벌었기 때문에 카드이용자에 대한 무리한 빚독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현금대출은 개인의 신용도등에 따라 늘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이에 따라 현금 대출에 따른 영업과 수익기반이 확충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연체율을 맞추기 위해 손해를 보며 연체채권을 매각하지 않아도 돼 재무구조는 개선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연체채권은 현재 미국계 투자펀드인 론스타와 자산관리공사 등이 채권금액의 10%수준에서 사들이고 있다.
또 대환대출이 현금대출비중 계산에서 제외되면 카드사들이 개인의 신용도에 따라 대환 대출을 늘릴 것으로 보여 사실상의 신용회복 지원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