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캐릭터를 정해 (다른 회사가) 모방할 수 없는 우리 회사의 독특한 아우라로 키워 나갑시다."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의 이 같은 주문에 최근 대우인터는 징기스칸, 맥가이버, 개성보부상 등 총 13개 후보군을 선정한 후 임직원들에게 각각 2개씩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고르게 했다. 그 결과 징기스칸이 36%의 지지를 받으며 회사의 캐릭터로 뽑혔다. 창발성과 야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대우인터 특유의 색깔이 반영된 것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LG상사, SK네트웍스, 대우인터 등 국내 4대 종합상사는 저마다 독특한 조직문화를 통해 비즈니스 역량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직원들간의 스킨십을 중요하게 여긴다. 김신 상사부문 사장의 스타일이 조직문화에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김 사장은 5월 임직원의 화합 증진 및 소통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 강촌, 남이섬 등지에서'런 투게더 2013: 소풍' 행사를 가졌다. 이날 직원들은 레일바이크 달리기, 보물찾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어우러졌다. 김 사장은 임직원들과 더 자주, 더 가까이 만나기 위해 'CEO와 차 한잔', '수요 런치 미팅'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LG상사의 조직문화는 '격식'보다는 '실용성'을 강조한다. 전자결재ㆍ이메일ㆍ문자 등을 활용, 보고 절차를 간소화해 핵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그 예다. 또 자료 없는 회의 확대를 통해 직책자 중심으로 업무 개선 계획을 수립ㆍ실행하도록 해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하영봉 사장은 일하는 문화 개선과 함께 본원적 경쟁력 강화도 중요시한다. 그는 직원들에게 "본질적으로 우리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냉철하고 집요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SK네트웍스의 조직문화는 '소통'에 방점이 찍혀있다. 문덕규 사장은 "모든 일의 시작은 소통이며, 가장 좋은 소통은 대면 소통"이라고 열린 소통을 늘 강조한다. 문 사장은 3월 전구성원과 함께하는 '통 콘서트'를 가졌으며 6월에는 사내방송을 통해 구성원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또 부산, 대구 등 전국에 위치한 지사는 물론 중국의 선양, 단둥, 상하이 등 주요 사업장을 돌며 소통문화 활성화와 관련된 의견 나눔의 시간을 갖고 있다.
대우인터는 직원들에게 창발성과 야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이는 이 부회장이 징기스칸에 대해 의미를 부여한 데서도 잘 묻어난다. 그는 "징기스칸은 10만 군대로 30억 인구 영토를 정복한 아시아인"이라며 "우수한 문명이나 기술 하나 없이 정복지의 문화와 기술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융합해가는 지혜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매달 직원 10명 정도와 갖는 저녁 자리에서, 또 매주 직원들에게 보내는 CEO 메시지를 통해 직원들에게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