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등 여야가 21일 일제히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오는 4ㆍ11 총선의 대장정에 올랐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원톱' 체제로 제1당 수성에 나선다는 방침인 반면 민주통합당은 대선 주자급이 총출동하는 매머드급 지도부 구성으로 '과반수 이상 승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중앙선대위 발대식을 갖고 박 위원장을 선대위원장으로 하는 선대위를 발족했다. 부위원장은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 등 2명으로 구성됐다. 당초 김무성 의원도 물망에 올랐지만 김 의원은 "백의종군하겠다는 약속대로 선대위에 아무 직책을 맡지 않겠다"며 고사했다. 고문단에는 박 위원장의 최측근인 서청원 전 미래희망연대 대표가 이름을 올려 이목을 끌었다. 미래희망연대는 새누리당과의 합당 과정에서 지난 2008년 총선 공천자금 파문을 겪은 서 전 대표의 복권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김용환 새누리당 상임고문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도 고문을 맡았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총괄본부장을, 친박근혜계인 이혜훈 의원은 종합상황실장을 맡는다. 이 의원의 기용은 자신의 지역구인 서초갑에 공천을 받지 못한 데 대한 배려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선대위 실무라인 대부분을 친박계 인사로 배치해 박 위원장의 원톱 체제로 선거에 임하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박 선대위원장은 이날 발대식에 참석해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과연 선거를 치를 수 있을까' 이런 걱정이 많았다. 이제 우리는 정치를 바꾸고 나라를 살린다는 각오로 모든 것을 걸고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민주통합당은 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거물급 인사가 총출동하며 집단 선대위 체제를 구성했다. 한명숙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총선 총지휘에 나섰고 문재인ㆍ손학규ㆍ이해찬ㆍ정동영ㆍ정세균 등 당내 대선 주자들도 특별선대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전 지역을 권역별로 나눠 각 문재인 상임고문(경상도), 손학규(수도권), 이해찬(충청), 정동영(강남 벨트), 정세균(강북) 등이 해당 지역을 책임지는 형태로 선거를 꾸려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이 밖에 문성근 등 당 최고위원들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또 박선숙 사무총장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선거를 실질적으로 끌어나가게 됐다.
한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선대위 출범식에서 "이명박 정부가 만든 4년 동안의 총체적 실정을 연장하느냐, 아니면 새 시대로 나가느냐는 선택의 시점에 왔다"며 "혼심의 힘을 발휘해 국민의 마음속에 희망과 승리를 안겨주자"고 말했다.
한편 통합진보당도 전날 이정희ㆍ유시민ㆍ심상정ㆍ조준호 공동대표를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하는 공동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려 본격적인 총선 체제에 돌입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최근 '이정희 파문'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야권연대와 관련해 가급적 이른 시일 내 사태를 마무리 지은 뒤 공동선대위를 출범시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