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머리가 맑으면 하루고 즐겁다. 그러나 누구나 맑은 머리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머리를 맑게 하기 위해서는 뇌 순환을 돕는 바른 자세가 필요하다. 순환이라고 하면 대부분 혈액순환을 생각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대전대한의대 김수범 교수는 “한의학적 측면에서 기 순환은 건강을 유지하는데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면서 “침을 놓는 자리인 경혈과 경혈을 연결해 놓은 경락을 조절함으로써 이상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다른 순환이라고 할 수 있는 뇌척수 순환도 중요하다”면서 “뇌신경과 척추신경은 두개골과 척추뼈의 안쪽에 있는데 서로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뇌척수액이 있어 두개골과 척추뼈 안에 뇌척수신경이 액체에 담겨져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스스로 잘 느낄 수는 없지만 뇌척수액은 혈액순환과 같이 매일 순환 하고 있다는 것. 숨을 들이쉬면 뇌척수액이 머리로 올라가고 숨을 내쉬면 엉덩이 부분의 천골 부위로 내려온다는 것이다.
그는 “뇌 순환은 평생 하는 것이며 건강한 상태에서는 뇌척수액의 순환이 잘 되어 머리도 맑고 몸이 가볍지만 안 되는 경우에는 머리가 무겁고 전신의 순환에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뇌 순환이 잘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바른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쪽으로 삐딱하게 앉거나 컴퓨터에 열중하느라 고개를 쭉 빼고 앉거나 소파에 등을 파묻고 앉아 있는 경우는 뇌 순환에 악영향을 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머리가 맑지 못하고 전신의 피곤함을 느끼면 부처님이 앉아 있는 자세나 단전호흡을 하는 자세와 같이 허리를 바르게 세우고 앉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허리나 목이 아프거나 디스크 증세가 있을 경우 두개골과 천골의 상태를 보면 바르지 않으면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개골과 천골을 바르게 해주면 허리와 목의 통증도 없어지며 머리도 맑아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아무리 바른 자세로 앉아도 열을 받거나 긴장하거나 고민하는 경우에는 뇌 순환이 잘 되지 않는다”면서 “열이 많은 소양인, 기가 강한 태양인, 열이 많은 태음인은 항상 마음을 안정하여 기가 내려가게 해야 뇌 순환이 잘 된다”고 강조했다.
습이 많아 순환이 잘 안 되는 태음인은 운동을 해 순환시키거나 살을 빼 순환이 잘 되게 해야 한다. 반면에 몸이 차고 기가 약한 소음인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양기를 보해서 순환이 잘 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