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인 지방부동산 투자 가속

외국인들의 지방토지 매입이 급증하고 있다.지난 98년 6월 국내 부동산시장이 전면 개방된 후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대형빌딩과 부동산 매입에 열을 올렸던 외국인들이 이제 지방의 공장부지는 물론 도심지 노른자위 상업용지와 주택ㆍ임야까지 매입하는 등 지방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고 12배나 증가 국제 관광도시인 제주의 경우 외국인이 취득한 토지가 98년 6월 이전 43만㎡였으나 올 8월 말 현재 567만㎡로 불과 3년 만에 12배 가량 증가했다. 부산은 97년 말 55만㎡에서 올 6월 말 현재 395만㎡로 6배, 광주는 98년 말 57만㎡에서 올 6월말 현재 324만㎡로 6배 가량 늘었다. 인천은 부동산시장 개방 후 올 6월까지 3년 만에 126만㎡, 금액으로는 4,500억원 상당의 땅이 외국인 소유로 넘어갔고 대전은 98년 말 88만㎡에서 올 6월말 현재 104만㎡로 2,770억원 상당의 토지가 국적을 바꿨다. 특히 대표적 국가공단 지역인 울산의 경우 외국기업들의 국내기업 인수ㆍ합병이 잇따르면서 외국인 소유토지가 금액기준 98년 말 4,686억원에서 올 9월 말 현재 사상 첫 1조원을 돌파했다. ◇비제조업분야 매입 급증 외국인들은 부동산시장 개방 전 주로 공장부지 매입에 치중했으나 시장개방 후 매입영역을 유통ㆍ호텔ㆍ전시시설ㆍ사원용아파트 등 비제조업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미국 월마트와 영국 테스코, 프랑스 까르푸 등 다국적 대형할인매장은 부산 등 전국 6개 광역시에만 현재 18개점을 진출시켰고 앞으로 1~2년 내 11~13개 점포를 추가 출점시킬 계획이다. 또 일본계 NEA관광레저개발사는 2월 인천시 중구 을왕동 대지 6만㎡를 27억원에 매입, 관광호텔 건축을 준비 중이고 아일랜드 MSDW시안잉크사는 올해 부산 연제구 거제동 대지 2,748㎡를 42억5,800만원에 경매를 통해 취득, 전시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아일랜드 엠코테크사는 지난해 경기도 부천시내 주거용지 9,206㎡를 261억원에 매입했고 아일랜드계 DBSSLAMC사는 올해 법원 매물로 나온 부산 영도구 신선동 일대 임야 1만7,070㎡를 3억8,300만원에 사들였다. ◇투기적 성격도 짙어 외국인들의 지방토지 취득 급증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는 외자유치의 노력이 성공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외국인들이 국내 고정자산인 토지를 취득함에 따라 중장기적 추가 투자를 하고 이에 따른 고용 창출 등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역 상공인들은 "공장부지는 그렇다 하더라도 비제조업 분야의 외국인 토지 매입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용도가 불분명한 토지 취득은 헐값에 국내 토지를 매입한 후 다시 비싼 가격에 내다파는 투기 성격이 짙다"며 경계하고 있다. 김광수기자 김인완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