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은행, 인상? 동결? '콜금리 딜레마'

올리자니 세계추세 역행·해외차입 증가 부작용 걱정<br>안올리자니 인플레 압력 부담…이번달 동결 유력시


‘콜금리 올릴까? 말까?’ 오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월 콜금리 수준을 결정한다. 지난 7ㆍ8월 2개월 연속 콜금리를 인상해 연 5.00%로 올려 놓은 뒤 지난달 동결했던 금통위가 이번달에는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신용 경색 여파, 주요 선진국들의 금리 동결 및 인하 움직임 등을 한은이 당분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연내 콜금리 동결이 예상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내 경기 회복세, 물가 상승 압력 등으로 이번달은 동결하겠지만 연내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이번 콜금리 결정보다는 금통위 직후 이성태 한은 총재의 코멘트에 더 쏠리고 있다. ◇10월 콜금리 동결할 듯=시장 전문가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지난달 미국에서 큰 폭(0.5%포인트)으로 인하한 금리와 미국 경기 둔화 가능성, 환율 하락에 따른 국내 시장 불확실성 증가 등의 요인들을 감안해 한은이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에도 콜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임노중 교보투신운용 연구원은 “7ㆍ8월 두 차례나 콜금리를 인상한 만큼 통화 긴축에 대한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고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어서 10월 콜금리 인상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더구나 미국 등 선진국들이 금리를 인하 및 동결하고 있는 것도 한은의 금리 인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미국의 경우 내년 1ㆍ4분기까지 0.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으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금리 인상을 예고해왔으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신용 경색이 심화되자 금리 인상을 유보했고 추후 인상 시점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특히 일본이 이번주 일본은행의 금리 동결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는 것도 한은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더구나 국내외 금리 차가 커지면서 원화 강세가 심화되고 있고 이를 틈타 무위험 재정거래가 더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실정이다. 문병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에도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고 미국의 경기 위축이 내년 경기의 불확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추가 콜금리 인상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딜레마에 빠진 한은=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위협하고 곡물 기세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게 한은으로서는 부담이다. 올해 1~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이지만 내년 초에는 3% 초반으로 급등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경기회복세와 함께 소비지출이 늘 경우 수요 압력에 의한 물가 상승이 초래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기 상승 기조가 견실한 마당에 물가 안정이 주된 정책 목표인 한은으로서는 선제적인 콜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시중 유동성의 과잉도 한은이 마음 편하게 금리를 동결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또 한은은 내심 현재 금리 수준에 만족하지 못하고 5%대 중반까지 올릴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전세계적인 추세를 거슬러 한은만 콜금리를 인상하기도 어렵다. 더구나 콜금리를 추가 인상한다면 무위험 재정거래의 유인이 더 커진다. 국내외 금리 차를 노리고 외화 자금이 유입되면 해외 부문을 통한 통화량 공급이 급증, 시중 유동성 과잉을 더욱 부채질하게 되고 콜금리를 인상해 유동성을 흡수해야 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한은으로서는 진퇴양난의 처지에 몰린 셈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연내 콜금리 인상이 완전히 물 건너간 게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안전자산 선호심리의 약화를 감안할 때 앞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 자체를 배제하기는 어렵다”며 “국내 펀더멘털 및 금융 상황은 여전히 한은의 긴축 스탠스가 강화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에 따른 신용 경색 우려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고 국내 경기 또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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