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힘찬 질주

최경주가 20일 PGA투어 베이힐인비테이셔널 3라운드 5번홀에서 어프로치 샷을 하고 있다. /올랜도(미국 플로리다 주)=AFP연합뉴스

퍼트 감각을 찾은 최경주(35ㆍ나이키골프)가 시즌 첫 상위 입상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경주는 20일 계속된 미국 PGA투어 베이힐인비테이셔널(총상금 500만달러)에서 일몰 때문에 3라운드를 13개 홀밖에 치르지 못했지만 공동 3위에 자리하며 최종일 활약에 기대를 걸게 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골프장(파72ㆍ7,267야드). 날씨는 화창했으나 첫날 경기가 폭우로 중단된 이후 대회 진행이 연일 차질을 빚은 탓에 이날도 절반 이상의 선수들이 3라운드 경기를 마치지 못했다. 대회 둘째 날에야 겨우 1라운드를 마칠 수 있었던 최경주는 이날 2라운드 18홀과 3라운드 13번홀 등 모두 31홀을 돌았다. 최종일에도 3라운드 잔여 홀 포함, 23홀을 플레이 해야 하는 그로서는 체력이 상위 입상에 중요 관건이 될 전망이다. 1ㆍ2라운드에서 2타씩을 줄여 공동4위를 지킨 최경주는 3라운드에서는 경기가 중단되기 전까지 3타를 더 줄이며 중간합계 7언더파로 비제이 싱(피지)과 함께 공동3위로 올라섰다. 11번홀까지 마친 선두 케니 페리(미국ㆍ9언더파)와는 2타차. 3라운드에서 최경주는 8번홀까지 파 행진에 그쳤지만 9번홀 첫 버디에 이어 11ㆍ12번홀 연속 버디를 뽑아냈다. 기세가 오른 시점에서 경기가 중단된 것이 아쉬웠지만 올 시즌 들어 말썽을 부렸던 퍼트 감각을 어느 정도 되찾은 것은 큰 수확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홀당 평균 1.61개의 퍼트 수를 기록하며 이 부문 공동2위에 올라 있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빅3’의 다툼은 경쟁자들의 부진 속에 싱이 어부지리를 누리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세계랭킹 2위 싱은 3라운드 13번홀까지 합계 7언더파를 기록한 반면 같은 홀까지 마친 랭킹 1위 타이거 우즈(미국)는 공동33위(이븐파), 랭킹 3위 어니 엘스(남아공)는 공동42위(1오버)에 처졌다. 2라운드를 공동7위로 마친 우즈는 이어 열린 3라운드에서 버디는 1개에 그치고 보기 2개와 더블보기 1개를 범해 선두와 무려 9타차까지 멀어졌다. 6번홀(파5)에서는 2온에 성공하고도 파에 그치고 9번홀(파4)에서는 티샷을 연습장으로 OB를 내며 2타를 잃는 등 흔들렸다. 엘스는 2라운드에서 트리플보기까지 기록하며 77타를 쳐 턱걸이로 컷을 통과한 뒤 3라운드에서는 13개 홀까지 3타를 줄이는 회복세를 나타냈다. 한편 나상욱(21ㆍ코오롱엘로드)은 2라운드를 마친 뒤 최하위권으로 컷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