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거시 경제운용계획 재검토해야

원ㆍ달러 환율 네자릿수 시대를 맞으면서 경제전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최근 원ㆍ달러 환율은 12거래일 계속 폭등해 2년2개월 만에 1,000원대로 복귀했으며 증시와 채권도 약세를 면하지 못해 금융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오일쇼크 수준의 고유가가 계속되는 가운데 환율마저 급등하면 물가는 더욱 자극을 받아 내수위축과 투자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비록 환율상승이 수출에 부분적으로 도움이 된다 하더라도 자본재나 소비재 등 수입 가격이 급격하게 뛰면 기업이나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환율상승은 표면적으로는 외국인의 국내증시 이탈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여파가 최근 베어스턴스 쇼크 등에 이르기까지 전혀 해소될 조짐을 보이지 않아 미 금융권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한국은 환금성이 좋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국 시장에서 더 이상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들이 과거 주식을 팔아 채권에 재투자했던 것과 달리 미국 경기둔화로 한국 경제도 위축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당분간 상황이 호전될 기미가 없다는 사실이 우리 경제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쉽게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데다 지난 2월까지 3개월 동안 연속 적자행진을 보인 무역수지도 나아질 조짐을 나타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3, 4월에 보통 이뤄지는 외국인 배당 송금마저 맞물린다면 앞으로 당분간 환율상승폭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정책 당국은 환율ㆍ금리ㆍ물가 등 거시경제 운용 전체를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환율상승에 편승한 수출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총체적 난국을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특히 달러 약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도리어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것은 원자재 가격 부담을 가속화하고 기업의 채산성도 악화시킬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세계경제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환율상승은 무역수지를 악화시키고 물가마저 불안하게 만들어 결국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손 놓고 바라보기만 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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