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여자마라톤 클래식코스서 스타트

'아테나 여신의 품으로 세기의 철녀들이 달려온다.' 기원전 490년 페르시아군대를 물리친 승전보를 아테네에 전하러 쉼없이 달려온그리스 병사 필리피데스의 숨결을 간직한 클래식 코스를 여성들이 먼저 달린다. 전세계 92명의 여성 건각들이 출전하는 아테네올림픽 여자마라톤이 22일 자정(이하 한국시간) 아테네에서 북동쪽으로 40여㎞ 떨어진 마라토나스 스타디움에서 출발 총성을 울린다. 코스는 마라톤의 고향 마라토나스에서 후텁지근한 에게해의 해풍을 뚫고 근대올림픽의 발상지인 아테네 시내 파나이티코 스타디움으로 골인하는 42.195㎞로 최대표고차 250m의 15-32㎞ 구간 오르막이 내로라하는 여성 마라토너들의 지구력을 시험대에 올린다. 여자 마라톤은 84년 LA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지만 비공식 기록으로는1896년 제1회 근대올림픽 때도 여성이 클래식 코스를 뛰었다는 말이 전해 내려오고있다. 97년 같은 코스에서 열린 아테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2시간29분대로 우승한일본의 이토 히로미(일본 육상 영웅 이토 고지의 부인)는 "32㎞ 정점에 먼저 올라서는 자만이 올리브관을 쓸 자격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 코스를 1년 전 답사하고 지난 8일 이봉주(삼성전자)와 함께 뛰어본 오인환삼성전자 마라톤 감독도 "기록 수립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7년이 지난 지금 여자 마라톤 세계기록은 남자 기록과 10분 미만으로 격차를 좁힐 만큼 단축돼 이번 올림픽에서는 무더위와 사상 최악의 난코스라는 점을감안하더라도 최소한 2시간25분대에서 승부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우승 후보 0순위는 단연 '마라톤 여제' 폴라 래드클리프(영국)가 첫 손에 꼽힌다. 세계기록(2시간15분25초) 보유자 래드클리프는 크로스컨트리로 지구력을 기른불굴의 여인으로 표고차가 큰 이번 코스에서도 흔들림없이 강세를 띨 전망이다. 다만 작년 파리 세계선수권에 부상으로 불참하는 등 지난 1년 간 실전 풀코스를소화한 적이 없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듯. 현역 랭킹 2위(2시간19분39초)로 '만년 2인자' 캐서린 은데레바(케냐)는 케냐고산족 켈렌진 출신이 더위에 약하다는 편견을 씻어내기 위해 야심찬 도전장을 냈다. 이밖에 아시아기록(2시간19분39초)을 보유한 중국의 순잉지에도 메달권을 노려볼만 하고 작년 세계선수권에서 깜짝 2위를 한 일본의 노구치 미즈키(2시간21분18초)도 다크호스다. 시드니올림픽 여자마라톤에서 올림픽 기록을 세우며 열도를 열광의 도가니에 휩싸이게 한 일본의 에이스 다카하시 나오코는 냉엄한 선발전 관문에 부딪혀 티켓을따지 못했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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