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北에도 '韓流'바람 분다

배우 배용준·김희선, 트로트가수 현철, 드라마 '겨울연가'등 인기<br>새터민 면담조사 결과

배용준

김희선

송대관

북한에도 ‘한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 있는 남한 배우는 배용준ㆍ장동건ㆍ권상우ㆍ김희선 등이 꼽혔고 인기가수는 현철ㆍ태진아ㆍ송대관ㆍ주현미ㆍ설운도 등 트로트 가수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노래는 ‘내 마음 별과 같이’ ‘사랑은 나비인가봐’ ‘신사동 그 사람’ 등 대개 트로트 곡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국경지역 학생들은 댄스그룹 H.O.T의 노래를 부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과는 통일부와 새터민(탈북자) 정착교육시설인 하나원이 최근 새터민 교육생 30여명을 상대로 면담 조사를 실시해 3일 권영세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나왔다. 이 조사에서 새터민들은 평양 지역의 경우 사적인 모임에서는 남한 가요나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고 남한말 배우기도 유행이라고 전했다. 또 국경지역과 함경북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남한 드라마를 보는 집이 10가구 중 6가구 정도 되고 개성이나 남포 등에서도 남한 드라마나 가요 등 남한 대중문화가 많이 퍼져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비디오 테이프나 CD 등을 국경을 오가는 여행자 등을 통해 구입하며, 특히 TV 및 비디오ㆍPC 보유 가정이 많은 평양에서는 비디오 테이프와 CD 등을 돌려가면서 한국 드라마나 음악을 시청(청취)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가장 인기 있는 남한 드라마로는 겨울연가가 꼽혔고 유리구두, 가을동화, 올인, 천국의 계단 등도 인기 있는 드라마로 집계됐다. 이 드라마는 대부분 멜로물로 피조사자들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과 관계가 있는 것 같다고 하나원 측은 분석했다. 한편 최고 배우자감은 과거 당 지도원이나 지식층(대졸자)이었으나 최근 남녀를 통틀어 돈 잘 버는 사람이 꼽혀 북한사회의 변화를 반영했다. 식량난 이후 연상ㆍ연하, 과부ㆍ총각 커플들이 많이 생겼고 연상ㆍ연하 커플이 유행하고 있다고 새터민들은 전했다. 혼전 성관계를 갖는 경우가 늘면서 낙태 시술도 늘어 개인의사에게 강냉이 10㎏(2,500원) 정도만 주면 쉽게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사는 일부 지역 출신 새터민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북한 전역의 현상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북한 주민 실생활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고 권 의원 측은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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